권경애 '3회 연속 노쇼' 패소 학폭 재판, 부활길 열리나
권경애 '3회 연속 노쇼' 패소 학폭 재판, 부활길 열리나
권경애 3회 불출석 소취하간주 사건
변론기일 지정으로 국면 전환

권경애 변호사의 고의적 3회 불출석으로 억울하게 패소한 학폭 소송에 대해, 법원이 소취하간주의 예외적 무효 가능성과 절차적 정의를 다시 심리한다. /연합뉴스
2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이 가해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대리인인 권경애 변호사가 3회 불출석해 패소가 확정된 바 있다. 이 사건의 재판이 다시 열릴 가능성이 생겼다.
서울고등법원 민사8-2부는 피해자 유족이 제기한 기일지정신청을 받아들여 5월 20일 변론기일을 열기로 결정했다.
이 사건은 2015년 숨진 피해자의 유족이 2016년 제기한 5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다.
2022년 1심에서 유족이 일부 승소했으나, 항소심에서 권경애 변호사가 2022년 9월부터 11월까지 세 차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아 항소취하로 간주되어 최종 패소했다.
권경애 변호사는 항소심 판결 선고 후 5개월간 유족에게 패소 사실을 알리지 않아 대법원 상고 기간마저 놓치게 했다.
이에 유족 측은 권 변호사의 고의적인 불출석으로 재판받을 권리를 박탈당했다며 재판 재개를 신청했다.
증거로 제출된 2023년 3월 녹취록에는 권경애 변호사가 "기일이 두 번 그렇게 되면 법원에서 취하로 정리를 하게 되어 있다"고 발언한 내용이 담겼다.
한편, 권 변호사는 이 사건으로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정직 1년 징계를 받았으며, 유족이 제기한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65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대리인 불출석에 따른 '소취하 간주' 제도는 무엇인가?
소취하 간주 제도는 양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반복적으로 출석하지 않을 경우 소송 유지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아 사건을 종결시키는 법적 장치다.
민사소송법 제268조에 따르면, 양쪽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2회 불출석한 후 1개월 이내에 기일지정신청을 하지 않거나, 기일지정신청 후 열린 기일에도 불출석하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본다.
항소심의 경우 소취하가 아닌 항소취하로 간주되어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는 강력한 법적 효력을 지닌다. 헌법재판소 2012헌바180 결정에 명시된 소취하 간주의 주요 법적 성격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 귀책사유 불문: 당사자나 대리인의 불출석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더라도 법률상 당연히 소취하 효과가 발생한다.
- 효과의 확정성: 법원이나 당사자의 임의적 의사로 취하 효과를 좌우하거나 임의로 부활시킬 수 없다.
- 제도의 목적: 소송 지연을 방지하고 법원의 한정된 재판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함이다.
확정된 소취하 간주를 무효화하고 재판을 재개할 수 있는가?
원칙적으로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 소취하 간주의 효력을 번복하기는 매우 어려우나, 적법한 소환이 없었거나 절차적 정의에 심각하게 반하는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다툴 여지가 존재한다.
유족 측은 권경애 변호사가 항소취하 간주가 될 것을 알면서도 고의로 불출석하여 실질적 당사자인 유족의 재판청구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한다.
민사소송 구조상 대리인의 행위는 본인의 행위와 동일하게 취급되므로 변호사의 불출석은 원칙적으로 유족 본인의 불출석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당사자가 재판 진행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대리인의 독단적이고 고의적인 방기로 권리가 소멸한 것이 절차적 정의에 부합하는지가 이번 심리의 핵심이다. 재판 재개와 관련된 핵심 법적 쟁점은 다음과 같다.
- 절차적 정의 위반 여부: 대법원 2012다60909 판결에 따르면 당사자에게 책임을 지우기 어려운 사정으로 주장 제출 기회를 갖지 못한 채 패소 판결을 하는 것은 절차적 정의에 반하며 법원은 심리를 속행할 의무가 있다.
- 적법한 기일 통지 요건: 대리인에게 송달이 적법하게 이루어졌다면 당사자 본인의 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소취하 효과가 발생하는 원칙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여부를 다툰다.
- 고의성 입증 정도: 녹취록에 드러난 권경애 변호사의 발언이 단순한 과실이나 일정 착오가 아닌 당사자의 권리를 해할 목적의 고의적 재판 방해로 인정될 수 있는지 심리한다.
의뢰인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 대리인의 책임은 어떻게 산정되는가?
소송대리인이 변론기일 불출석으로 소취하 간주를 초래한 경우, 의뢰인에게 위임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지며 주로 재산상 손해보다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비재산상 손해(위자료)가 폭넓게 인정된다.
변호사는 소송대리를 위임받은 전문가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할 의무가 있다.
대구지방법원 2011가합9260 판결 및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가단5315559 판결에 따르면, 변호사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의뢰인이 법원의 종국적 판단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한 경우 위자료 배상 의무가 발생한다.
실무상 해당 소송에서의 승소 개연성을 증명하기 까다로워 재산상 손해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재판받을 권리 상실 자체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 법원이 변호사의 불출석으로 인한 위자료를 산정할 때 고려하는 주요 기준은 다음과 같다.
- 불성실 소송수행의 질적 정도: 단순 1회 불출석인지, 3회 연속 불출석인지 등 의무 위반의 반복성을 평가한다.
- 재판 결과 미고지 기간: 취하 사실을 장기간 은폐하여 상고 기간마저 도과하게 한 행위는 심각한 책임 가중 요소로 작용한다.
- 대체 구제수단 존재 여부: 소취하 간주 후 동일한 내용의 소송을 다시 제기하여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는 상태였는지 판단한다.
- 의뢰인의 특수 상황: 피해 사건으로 인해 의뢰인이 겪고 있는 기존의 고통이나 분쟁 지연에 따른 절망감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한다.
결국 오는 5월 20일 열릴 변론기일은 단순한 절차적 심리를 넘어, 제도의 맹점과 대리인의 방기로 인해 법의 보호를 구하는 과정에서 거듭 피해를 입은 유족에게 사법부가 어떤 형태의 '절차적 정의'를 응답할 것인지 가늠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