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물림 사고의 두 얼굴 '경미한 상처'에 가려진 70대 피해자의 눈물, 법적 구제는?
개물림 사고의 두 얼굴 '경미한 상처'에 가려진 70대 피해자의 눈물, 법적 구제는?
법대로 하라

jtbc 사건반장 캡쳐
"언제 물었냐", "우리 개가 물었냐"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던 견주가, 피해자의 경찰 신고에 "법대로 하라"며 맞섰다.
목줄 없는 소형견들에 물려 다리에 상처를 입고 치료비까지 냈지만, 경찰은 '경미한 상처'라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했다.
피해자는 과연 이대로 물러서야 할까? 이 사건은 일상적인 개물림 사고가 어떻게 법적 공백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주며, 피해자가 기댈 수 있는 현실적인 구제 방법을 모색하게 한다.
평범했던 산책길, 악몽이 되다
지난 8월,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 단지. 70대 A씨는 산책 중 목줄이 풀린 소형견 두 마리에게 다리를 세 차례 물렸다. 견주는 바로 옆 정자에 앉아 있었지만, 개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A씨의 항의에 돌아온 것은 "언제 물었냐"는 뻔뻔한 대답이었다.
결국 A씨는 경찰에 신고하고 응급실에서 30만 원가량의 치료비를 지출했다. 그러나 견주는 사과 대신 "법대로 하라"며 태도를 바꿨다. A씨는 신체적 상처는 물론, 정신적 충격으로 외출조차 꺼리는 상황에 놓였다.
법의 한계: '맹견이 아니라서'
A씨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맹견이 아니고 상처도 경미해 경찰이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답변과 함께 사건은 종결됐다.
현행법상 개물림 사고에 대한 형사 처벌은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중대한 경우에 주로 적용된다. 상처가 가벼울 경우 과실치상죄가 인정되더라도 기소유예나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기 어려운 현실이다.
피해자 구제는 민사소송이 해답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민사소송을 통해 견주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가장 실효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견주는 민법 제759조에 따라 동물의 점유자로서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
A씨는 민사소송을 통해 다음과 같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치료비(30만 원)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향후 치료비(필요 시)
치료비가 3000만 원 이하의 소액이므로, 소송 절차는 복잡하지 않다.
소액사건심판을 이용하면 변호사 없이도 간이하고 신속하게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법원의 민사조정 제도를 활용해 쌍방 합의를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
우리가 마주한 법적 과제
이 사건은 개인 간의 분쟁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법적 과제를 보여준다. 현행법상 개물림 사고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 구제는 제한적이다.
목줄 착용과 같은 기본적인 안전 수칙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견주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씨의 용기 있는 행동은 '경미한 사고'로 치부될 수 있는 일상의 위험을 공론화했다. 앞으로 이러한 사고 피해자들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더욱 실효성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