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유통 공룡 홈플러스의 추락, '14일' 안에 2000억 못 구하면 진짜 파산한다
30년 유통 공룡 홈플러스의 추락, '14일' 안에 2000억 못 구하면 진짜 파산한다
법원, 수행가능성 없다며 회생절차 폐지 결정
파산 위기 즉시항고로 기사회생 노려야
'2000억' 조달이 관건

홈플러스 강서점 본사 모습. /연합뉴스
30년 역사의 유통 공룡 홈플러스가 2000억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파산의 벼랑 끝에 섰다.
서울회생법원 제4부는 3일 홈플러스가 신청한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점포를 126개에서 67개로 줄이고 인력을 50% 감축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수정 회생계획안을 지난달 30일 제출했지만, 법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를 실행할 최소 자금 2000억을 조달할 구체적인 방안이 빠졌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홈플러스 측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은 수행가능성이 없으므로, 별도 심리에 부치지 않고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운명의 14일⋯파산 막을 마지막 동아줄 '즉시항고'
하지만 홈플러스의 숨통이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다. 법적으로 홈플러스에게 남은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는 '즉시항고'다. 홈플러스는 폐지결정 공고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즉시항고를 제기할 수 있다.
만약 홈플러스가 이 14일 골든타임 안에 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즉시항고를 하면 어떻게 될까.
즉시항고가 제기되면 폐지결정 집행이 정지되고 종전 회생절차 개시결정의 효력이 계속 유지된다. 이에 따라 회생절차 개시결정에 반하는 강제집행 등도 금지된다.
항고심은 결정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14일 이내에 새로 자금이 조달되는 등 사정변경이 있다면 이를 참작해 폐지결정이 취소될 수 있다.
회생법원 관계자는 "재판부가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 기일을 지정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즉시항고를 포기하거나 기각된다면 법원은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파산관재인이 선임돼 파산재단을 구성하고 배당 절차가 진행된다.
1만 2000명 직원들⋯월급과 퇴직금은 받을 수 있나
가장 큰 불안에 떨고 있는 이들은 남은 1만 2000명의 홈플러스 직원들이다. 2만 명에 달했던 직원은 희망퇴직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등을 거쳐 1만 2000명으로 줄었고, 그중 3000명가량은 점포 폐점 탓에 휴직 중인 상태다.
만약 홈플러스가 청산 수순을 밟더라도 직원들의 임금과 퇴직금은 법적으로 두터운 보호를 받는다.
회생절차가 유지되는 중이라면 근로자 임금과 퇴직금은 '공익채권'에 해당하여 다른 채권보다 최우선으로 변제받을 수 있다.
폐지결정이 확정되어 파산이 선고되더라도 이는 '재단채권'에 해당하여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 다른 채권자에 우선하여 수시로 변제받을 수 있다.
혹여나 홈플러스의 남은 재산마저 부족해 임금을 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안전망은 존재한다.
근로자들은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에 대지급금(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을 신청해 구제받을 수 있다.
다만, 사업 폐지를 위해 해산한 기업이 청산과정에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기업 경영 자유에 속해 엄격한 요건이 필요한 정리해고와 달리 취급되므로, 파산이 확정될 경우 대규모 해고 자체를 법적으로 막기는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