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에게 마약⋅성매매시킨 뒤 "20대 청년 미래 고려해달라"던 남성, 징역 9년 6개월
여고생에게 마약⋅성매매시킨 뒤 "20대 청년 미래 고려해달라"던 남성, 징역 9년 6개월
"20대의 젊은 청년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점 감안해달라" 선처 호소
검찰은 징역 22년 구형⋯1심 법원, 징역 9년 6개월 선고

여고생에게 마약을 투약시켜 신체 일부를 마비시키고, 성매매까지 시킨 혐의를 받은 20대 남성 A씨. 법원은 A씨에게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14일 오후, 수원지법 제301호 법정. 여고생에게 마약을 투약시켜 신체 일부를 마비시키고, 성매매까지 시킨 혐의를 받은 20대 남성 A씨의 선고 공판이 열렸다. 앞서 최후진술에서 "20대의 젊은 청년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점을 감안해달라"고 말해 공분을 산 A씨에게 법원은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징역 22년을 선고해달라"고 했지만, 법원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량을 선고했다. 이날 카키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A씨는 고개를 떨어뜨린 채 묵묵히 선고 결과를 들었다. 선고 직후엔 재판장에게 "징역 9년 6개월이 선고된 게 맞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수원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이정재 부장판사)는 14일 A씨에 대해 위와 같이 선고했다. 동시에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 결과, A씨는 지난 2019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당시 고등학생에 불과했던 피해자에게 필로폰을 투약하고, 약 20명의 성인 남성들에게 성매매를 시킨 혐의가 인정됐다. A씨는 성 착취를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친분을 쌓아 가출을 하도록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른바 '그루밍 범죄'였다.
A씨의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는 마약투약 부작용으로 뇌경색이 일어나 신체 일부가 마비가 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A씨 측은 선고 직전 마지막 재판까지 자신의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피해자에게 가출을 권유한 적이 없고, 마약 투약은 자발적인 것이었으며, 피해자를 사랑했다"고 하면서다.
1심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부장판사는 "피해자의 신임관계를 이용해 유혹하고, 부모의 보호 관계로부터 이탈하도록 해 피해자를 사실상 지배했음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미성년자의 애정을 악용한 범죄로써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자는 큰 고통 속에서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형량은 징역 9년 6개월로 검찰 구형량의 절반을 밑돌았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A씨)이 일부 범행에 대해선 인정하고 있다"고 그 이유를 간략히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