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I가 뒷담화" 환청에 불 지르고, 구치소선 동료에 뜨거운 물 뿌린 전과 13범
[단독] "AI가 뒷담화" 환청에 불 지르고, 구치소선 동료에 뜨거운 물 뿌린 전과 13범
출소 일주일 만에 또 범행
전과 13범, 징역 2년 6개월·치료감호 선고
![[단독] "AI가 뒷담화" 환청에 불 지르고, 구치소선 동료에 뜨거운 물 뿌린 전과 13범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770801177228331.jpg?q=80&s=832x832)
환청과 피해망상 속에 자택에 불을 지르고 구치소에서도 폭력을 행사한 피고인에게 법원이 징역 2년 6개월과 치료감호를 선고했다. /셔터스톡
교도소 문을 나선 지 불과 일주일 만이었다. "AI(인공지능)가 내 욕을 한다"는 환청에 시달리던 A씨는 식당에서 난동을 부리다 급기야 자신이 살던 집에 불을 질렀다. 구속된 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구치소 동료 수용자에게 뜨거운 물을 뿌리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12부(재판장 최정인)는 현주건조물방화, 업무방해,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다고 2025년 12월 30일 밝혔다.
"이웃이 AI로 내 험담"… 망상이 부른 방화
사건의 발단은 A씨의 심각한 피해망상이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이웃집 남성이 AI를 이용해 내 꿈과 생각, 신체 반응까지 알아내 험담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지난해 5월 25일 낮 12시경, 서울 용산구의 자택에 있던 A씨는 또다시 환청을 들었다. "불을 질러버려라"는 목소리였다. 격분한 A씨는 자신이 덮고 자던 이불에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불길이 바닥 장판으로 옮겨붙으며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A씨의 범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이미 폭력 범죄 등으로 13차례나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2025년 2월 7일 교도소에서 출소했지만, 사회에 적응할 새도 없이 범죄의 굴레로 돌아갔다.
출소 일주일 뒤인 2월 14일, 그는 서울 동작구의 한 식당에서 손님들에게 시비를 걸고 종업원에게 "죽여버린다"고 협박해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그로부터 약 3개월 뒤, 방화 사건까지 저지른 것이다.
구치소 수감 중에도 폭력… "식수용 뜨거운 물 뿌려"
방화 혐의로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된 뒤에도 A씨의 폭력성은 가라앉지 않았다.
지난해 7월 27일, A씨는 같은 방을 쓰는 동료 수용자가 보고전을 늦게 낸 것을 지적하자, 식수로 지급된 종이컵에 담긴 뜨거운 물을 B씨의 상체에 뿌렸다.
다음날 아침에는 또 다른 수용자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며칠 전 해당 수용자가 배식 도중 실수로 식판을 떨어뜨린 것을 두고 "나를 해코지하려 한다"고 망상에 빠져 보복 폭행을 가한 것이다.
이는 법률상 누범 기간 중 저지른 범행이다. 누범이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된 후 3년 이내에 다시 죄를 짓는 것을 말하며, 형법상 가중 처벌 대상이 된다.
재판부 "죄질 나쁘지만… 치료가 시급"
재판부는 A씨의 죄질을 무겁게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람이 주거하는 건조물에 불을 지르는 행위는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어 엄벌이 필요하다"며 "출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재범했고, 구속 중에도 폭력을 행사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에게 실형과 함께 치료감호를 선고했다. 치료감호란 심신장애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자를 치료감호소에 수용해 치료하는 보안처분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조현병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재범의 위험성이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교도관들이 내 가족 이름을 알아내 험담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진술하는 등 심각한 조현병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그가 기초생활수급자로서 경제적 여건이 어렵고 가족의 도움을 받기 힘든 점도 참작했다.
[참고]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2형사부 2025고합273 판결문 (2025. 12. 30.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