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간 쓰레기 분쟁이 '밀가루 투척전(戰)'으로 변했다
이웃 간 쓰레기 분쟁이 '밀가루 투척전(戰)'으로 변했다
계속된 이웃과의 갈등⋯쓰레기 무단투기에 밀가루 투척까지
화가 나 같이 밀가루 던졌는데, 오히려 '재물손괴죄'로 고소 당해
이럴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변호사가 알려드립니다

A씨 집은 이웃 B씨가 무단투기한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전쟁이 벌어졌다. /게티이미지코리아
A씨 집은 이웃 B씨가 무단투기한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마을 동대표를 통해서도 중재를 시도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A씨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다만 CC(폐쇄회로)TV를 설치해 무단투기 영상을 저장해뒀다.
하지만, 결국 A씨의 인내심이 폭발했다. 어느 날 실시간으로 CCTV를 보던 중 B씨가 자신의 집을 향해 쓰레기 봉지 2개를 던지는 것을 본 것이다. 화가 난 A씨는 즉시 밖으로 나가 봉지를 B씨의 집을 향해 던졌다. 봉지가 벽을 맞고 터지면서 안에 담긴 밀가루가 쏟아져나왔다. A씨는 봉지를 다시 집어 들어 B씨의 집 앞과 대문 밑 계단에 밀가루를 뿌렸다.
A씨가 집에 들어가자 이번엔 B씨가 나왔다. 자신의 집 앞에 있는 밀가루를 쓸어모아 A씨 대문에 뿌렸다. 그리고 밀가루로 인해 문이 오염돼 통행이 어렵다며 A씨를 '재물손괴죄'로 신고했다. A씨는 이에 "적반하장"이라며 억울해한다. 거기다 B씨가 신고 사실을 소문내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느끼고 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재물손괴죄는 타인 소유의 재물 등을 '손괴(망가뜨림) 또는 은닉 등의 방법으로 애초 용도대로 사용할 수 없게 만들면 성립한다. 이 경우 재물손괴죄가 성립하려면 A씨가 밀가루를 뿌린 행위가 대문의 원래 용도대로 이용할 수 없게 만들었어야 한다.
'정성열 법률사무소'의 정성열 변호사는 "대문 앞에 뿌린 밀가루의 양과 구체적인 행위 등을 자세히 살펴봐야 재물손괴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A씨가 말한 사실관계만으로는 재물손괴죄로 처벌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이어 "만약 A씨의 행위가 재물손괴 행위라면 상대방이 A씨의 대문 앞에 밀가루를 다시 뿌린 행위도 같이 규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윤 법률사무소'의 김기윤 변호사도 "밀가루를 뿌린 행위는 재물손괴죄의 성립 요건인 '대문의 효용을 해하여 본래 목적에 사용할 수 없게 만들거나 일시적으로라도 그것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로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변호사 유규종 법률사무소'의 유규종 변호사도 "재판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귀하가 대문에 뿌려진 밀가루를 제거하기만 한다면 별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저는 지금이라도 빨리 밀가루가 뿌려진 상태를 제거할 것을 권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다면 A씨와 B씨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정성열 변호사는 B씨에 대해 명예훼손죄를 검토해볼 수 있다고 하면서도 "이 사건을 통해 B씨를 처벌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상대방과 대화를 나눠 상대방의 고소(고발) 취하를 끌어내고 이웃 간에 형사 절차 등 진행을 통해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원만하게 지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김기윤 변호사도 "이웃 간의 분쟁이니 형사 분쟁으로까지 나아가는 것보다는 최대한 원만히 해결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