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채팅서 만난 여고생과 20분 음란대화…돌변한 그녀의 합의금 요구, 어떡하나
랜덤채팅서 만난 여고생과 20분 음란대화…돌변한 그녀의 합의금 요구, 어떡하나
일회성 음란 대화도 처벌될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만난 여고생과 나눈 짧은 대화가 순식간에 형사 사건의 빌미가 됐다. 사진이나 영상 한 장 오가지 않은 20분간의 음란한 대화, 그리고 뒤따른 합의금 요구. 처벌 대상일까, 아니면 교묘한 덫에 걸린 것일까.
사건의 시작은 평범한 랜덤채팅이었다. 한 남성은 자신을 여고생이라 밝힌 상대와 대화를 시작했고, 이내 메신저로 자리를 옮겨 20분가량 음란한 대화를 나눴다. 그는 대화 직후 방을 삭제하고 더는 연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며칠 뒤, 여고생은 대화 내용을 캡처했다며 고소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합의금을 주면 문제 삼지 않겠다는 제안을 해왔다. 남성은 처음부터 돈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합의금 헌터’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20분 대화, ‘지속·반복’ 아니면 괜찮나
남성의 가장 큰 궁금증은 단 한 번의 짧은 대화가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은 성착취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에게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대화를 할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한 번’이라는 사실만으로 안심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강민기 변호사(법률사무소 새율)는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반드시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일 필요는 없다”며 “일회성 대화라도 성립 가능하므로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아청법의 ‘온라인 그루밍(성착취 목적 대화)’ 혐의가 아니더라도, 단 한 번의 음란 메시지 전송만으로도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배경민 변호사(법률사무소 제일로) 역시 “‘성착취 목적 대화’ 혐의는 단 한 번의 대화로도, 그 목적이 성적 착취에 있었다고 판단되면 성립될 수 있다”며 “20분이라는 시간은 혐의를 입증하기에 충분한 시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덫인가, 범죄인가…오히려 ‘공갈죄’ 피해자?
상황이 반전되는 지점은 상대방의 합의금 요구다. 변호사들은 이 행위가 명백한 ‘공갈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자신의 잘못이 있더라도, 상대방의 협박과 금전 요구는 별개의 범죄라는 것이다.
조기현 변호사(법무법인대한중앙)는 “이제 와서 음란대화로 고소하겠다고 하면서 합의금을 요구하면 공갈”이라고 단언하며 “상대방에게 공갈로 고소할 수 있으니 금전 요구와 협박을 중단하라고 경고하라”고 권했다.
전경석 변호사(법률사무소 오율) 역시 “상대방이 합의금을 요구하며 고소했다는 점에 대해 공갈 등으로 맞고소 진행이 가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섣부른 합의는 독…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그렇다면 이 위기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변호사들의 공통된 첫 번째 조언은 "절대 섣불리 응하지 말라"는 것이다. 당황한 마음에 상대방에게 사과하거나 돈을 보내는 행위는 스스로 혐의를 인정하는 증거가 되거나, 추가적인 금전 요구 빌미를 줄 수 있다.
배경민 변호사는 “섣불리 상대방에게 연락하여 사과하거나 합의를 시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 확보다. 현재 보관 중인 대화 캡처본은 물론, 상대방이 합의금을 요구하며 협박한 내용까지 모두 빠짐없이 수집해둬야 한다. 이는 향후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상대방의 의도적인 접근이나 공갈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자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