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청와대 행정관도 연루된 옵티머스의 '무자본 인수합병', 무엇이 문제일까
前 청와대 행정관도 연루된 옵티머스의 '무자본 인수합병', 무엇이 문제일까

은성수 금융위원장(오른쪽 뒷모습)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제시한 '옵티머스 게이트' 관련 자료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안전한 정부 기관에 투자한다며 1조원을 모은 옵티머스. 그런데 이 돈은 당초 약속했던 곳이 아닌, 아주 위험한 곳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 돈은 이후 듣도 보도 못한 기업들을 거쳐 다시 옵티머스로 돌아온다.
돈이 한 바퀴 돌았을 뿐인데, 이 돈이 지나간 자리엔 몇몇 사람들이 감사, 사외이사 등 높은 자리를 꿰찬다. 그 중엔 청와대 출신 인사도 여러 차례 등장한다. 한 번은 대주주로, 다른 한 번은 사외이사로.
소수의 사람이 여러개 회사의 최고위직을 차지할 수 있었던 비밀은 '무자본 인수합병'에 있었다. 외부에서 끌어온 자본으로만 다른 회사의 경영권을 접수하는 걸 말한다. 문제가 된 옵티머스 일당들은 그렇게 첫 번째 회사를 먹은 뒤에, 그 회사를 담보로 다시 돈을 끌어와 새로운 회사를 먹었다.
그러길 여러 차례. 돈이 물리고 물리는 고리가 만들어진다.
'무자본 인수합병'은 다소 위험한 방식의 투자이긴 하지만, 그 자체로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위법성이 짙은 투자법을 뜻한다.
특히 인수한 기업의 자산을 끌어다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이 그렇다. 자기 자본이 아닌 인수한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서 새로운 기업을 사들이는 수법을 반복하다보면, 적은 돈으로 많은 기업의 경영권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렇게 확보한 경영권은 보통 돈세탁이나 횡령 등으로 이어지거나, '거짓 정보'를 시장에 유통시켜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한 뒤 팔아치우는 식으로 이득을 본다. 최근 운용본부장에게 실형이 선고된 옵티머스 사태는 두 가지 방식 모두가 사용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옵티머스 사태는 순진한 일반 투자자를 속이는 데서 시작됐다. 투자받은 돈의 95% 이상을 정부 기관과 공공채권 등에 안전 자산에 투자한다고 사람들을 속여 펀드를 팔았고, 그렇게 모은 돈을 종잣돈으로 기업사냥에 나섰다.
이들은 부실기업을 사들인 뒤, 그 기업을 담보로 다른 기업을 연거푸 사들이다가 그에 따른 손실이 커지자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안전한 곳인 줄 알고 투자했던 일반 투자자들은 피 같은 투자금을 모두 날릴 위기에 처했다.
검찰과 금융당국에서는 옵티머스 운용자산이 최초로 돈을 넣은 셉틸리언이라는 회사에 주목하고 있다.

이곳의 최대 주주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이모씨다. 또 다른 최대 주주는 옵티머스 자산운용 이사 부인이다.
이번 사건의 수사는 이미 정치권으로 불이 붙은 지 오래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현금 5000만원을 받았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청와대까지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 청와대를 압수수색해야 하는지 여부로 시끄러웠던 14일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공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의 엄정한 수사에 어느 것도 성역이 될 수 없다"면서 "빠른 의혹 해소를 위해 청와대는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