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있었는데, 집에서 불법 토렌트 사용했다고?"...카드 결제 '알리바이' 통할까
"밖에 있었는데, 집에서 불법 토렌트 사용했다고?"...카드 결제 '알리바이' 통할까
다운로드 시각엔 외출 중
토렌트 자동 실행이 변수
알리바이만 믿었다간 불리해질 수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토렌트로 영화를 내려받았다는 IP 기록 때문에 경찰 출석 요구를 받은 A씨.
하지만 A씨에겐 다운로드 시각 불과 13분 뒤, 전혀 다른 장소에서 카드로 결제한 명백한 알리바이가 있다.
이 알리바이를 근거로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야 할까, 아니면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합의부터 시도하는 게 나을까?
분명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A씨는 자택 IP로 영화를 다운로드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A씨는 다운로드 시각 기준 13분 뒤 집에서 멀리 떨어진 시청역 부근에서 카드 결제를 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동선이다.
이처럼 금융 거래나 위치 증거가 확실하다면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사건을 종결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게 변호사들의 조언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규희 변호사는 "다운로드 시간대에 집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다는 금융 거래 및 위치 증거가 확실하므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사건을 종결시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리바이만 믿고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토렌트 프로그램의 특성 때문이다.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토렌트는 프로그램이 켜져 있으면 이용자가 자리에 없어도 다운로드와 업로드가 자동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며 "기록된 시각에 다른 곳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혐의가 벗겨지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기관이 주목하는 것은 그 시각의 위치보다 해당 IP와 기기를 누가 관리하고 사용했는지이므로, 외출 중이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불충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죄 주장 vs 합의, 어떤 전략이 유리할까
결국 A씨는 '무죄 주장'과 '합의'라는 두 가지 선택지 앞에서 고민에 빠졌다. 변호사들은 각 전략의 장단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본인 상황에 맞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알리바이를 앞세워 무죄를 주장하는 전략은 성공하면 전과 기록 없이 사건을 완전히 끝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토렌트의 자동 실행 특성 때문에 수사 과정에서 반박당할 위험이 있고, 법적 다툼이 길어질 수 있다.
반면 합의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확실성을 빨리 끝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개인적인 영화 다운로드는 저작권법상 친고죄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아, 저작권자와 합의해 고소가 취소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개인 다운로드형 저작권 침해는 통상 친고죄로 다루어져, 고소가 취소되면 처벌을 면하는 경로가 열리는 경우가 많다"며 합의의 실익을 설명했다.
다만 "부인과 합의는 방향이 상충하므로 출석 전 한쪽으로 노선을 정해 진술 구조를 맞추는 편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경찰 조사, 이렇게 대처해야
어떤 전략을 택하든 경찰의 첫 조사는 사건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관문이다. 변호사들은 조사에 임하기 전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진술 방향을 미리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정준현 변호사는 "수사 초기에는 알리바이와 위치기록을 무작정 전면 부정 자료로 쓰기보다, 본인 행적과 기기 사용, 결제, 동선, 동거인 진술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진술 일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한 진술서에는 불리한 내용을 스스로 기재하거나 추측성 표현을 쓰는 것은 피해야 한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는 "진술서는 불리한 내용을 자진해서 기재할 필요가 없다"며 "알리바이 자료를 지참하고, 사실관계만 간결하게 기재하되 추측성 표현은 피하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