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 사진 보내도 돼?" 묻자 "ㅇㅇ"…고소당했는데, 통매음 처벌될까요?
"성기 사진 보내도 돼?" 묻자 "ㅇㅇ"…고소당했는데, 통매음 처벌될까요?
'명시적 동의'와 '재전송 요구'까지 받고 사진 전송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고등학교 동창에게 익명으로 연락한 A씨. 그는 상대방 B씨와 대화를 나누다 자신의 성기 사진을 전송했다. B씨가 명시적으로 동의했고, 와이파이 문제로 사진이 보이지 않는다며 재전송까지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B씨는 A씨를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 조사에서 수사관은 "처벌될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상대방의 명확한 동의 증거가 있는데도 처벌을 피할 수 없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성기 사진 보내도 돼?" 묻자 "ㅇㅇ"…재전송까지 요구한 동창생
사건은 A씨가 익명으로 동창 B씨에게 연락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너 좋아했다"며 "너 보면서 했다"는 성적인 암시가 담긴 말을 건넸다.
이후 대화에서 A씨가 "성기 사진 보내도 되냐"고 묻자 B씨는 "ㅇㅇ"라고 답했다. A씨가 성기 사진을 보내자 B씨는 "와이파이 때문에 못 봤으니 다시 보내달라"고 요구했고, A씨는 사진을 다시 전송했다.
하지만 B씨는 A씨를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로 고소했다. 경찰 조사를 받게 된 A씨는 B씨의 동의와 재전송 요구가 담긴 대화 내용 전체를 증거로 제출했다.
명시적 동의, '통매음' 막는 방패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상대방의 명시적 동의와 재전송 요구는 통매음 혐의를 벗는 데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통매음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처벌하는데, 동의가 있었다면 이 요건이 충족되지 않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이 점을 중요하게 짚었다.
법무법인 케이비 안진우 변호사는 "상대방이 성기사진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보내도 된다', '다시 보내라'는 취지로 답한 객관적 대화가 있다면 불송치·불기소 판단에 유리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한강 허은석 변호사도 "사진 전송 전 명시적인 동의와 재전송 요청이 객관적으로 남아 있다면 검찰에서 이를 중요하게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윤승진 변호사 역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라는 통매음의 핵심 구성요건을 다투는 데 매우 중요한 증거"라며 "일방적인 수치심 유발이 아닌 합의된 성적 대화였음을 논리적으로 주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롱·증거수집 목적 동의일 수도"…'진정성'에서 갈리는 판단
다만 변호사들은 동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경고했다.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그 동의를 '진정한 동의'로 보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베테랑 윤영석 변호사는 "수사기관은 이런 형태의 대화에서 나온 동의를 '진정한 의미의 동의'로 보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익명으로 다가온 상대방이 지속적으로 성적인 대화를 유도하자, 상대방이 황당함, 조롱, 혹은 증거 수집을 목적으로 '그래 보내봐라'는 뉘앙스로 대응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다분하다"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도 "통매음은 상대방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내용을 전송한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이라며 "동의가 통매음의 면죄부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A씨가 익명으로 접근한 점, "너 보면서 했다"는 발언으로 대화를 시작한 점 등은 불리한 요소로 꼽혔다.
법무법인 클래식 이경복 변호사는 "'너를 보면서 했다'는 표현이 자위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면 성적 목적이 있었다는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고 짚었다.
경찰 "처벌될 것 같다"는데…무혐의 가능성은
경찰 수사관의 부정적인 언급에도 불구하고 검찰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법무법인 감명 신민수 변호사는 "경찰에서 송치 의견을 냈더라도 검찰은 증거와 사실관계를 다시 판단하므로, 경찰 단계의 의견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핵심은 대화 전체의 맥락을 통해 '동의의 진정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입증하느냐에 달렸다. 변호사들은 대화 내용 일부가 아닌 전체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검찰에 제출하고, 동의가 자발적이었음을 일관되게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유한) LKB평산 김정길 변호사는 "상대방이 명시적으로 동의하고 재전송까지 요구하였다는 사정은 '성적 자기결정권에 반하여 개인의 의사에 반하여 접하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무혐의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