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 원 오가는 대리모 산업, 한국 법원은 이 계약을 어떻게 바라보나
수천만 원 오가는 대리모 산업, 한국 법원은 이 계약을 어떻게 바라보나
돈 오가는 순간 생명윤리법 위반으로 징역형
계약서는 민법상 반사회적 행위라 휴지조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리모 산업의 민낯을 고발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며 충격을 주고 있다. 인도의 '아기 공장'이라 불리는 병원에서는 지난 9년간 680명의 아기가 대리모를 통해 태어났다. 비용은 약 3만 달러(약 4000만 원)부터 시작된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도 비극은 이어진다.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800여 명의 아기들이 전쟁통에 갇혀 부모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장애를 이유로 의뢰인 부부에게 버림받는 아이들도 있다.
이 비인도적인 산업, 과연 한국에서는 법적으로 어떻게 다뤄지고 있을까.
처벌 조항 없다?… '생명윤리법' 위반 징역형 위험
흔히 한국에는 대리모를 처벌하는 법이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대리모 계약 자체를 처벌하는 명시적인 조항은 없지만, 돈이 오가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진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생명윤리법)' 제23조는 금전적 이익을 조건으로 정자나 난자를 제공하거나, 이를 이용해 배아를 생성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대리모 계약은 필연적으로 사례금과 배아 이식이 동반되기에, 자칫하면 생명윤리법 위반으로 형사 처벌을 받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민사상 계약은 종이조각… "반사회적 행위로 무효"
형사 처벌을 피하더라도 민사상으로는 명백한 무효다. 우리 법원은 대리모 계약을 민법 제103조 위반, 즉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법률행위'로 본다.
대법원은 "대리모 계약은 여성의 몸을 도구화하고, 출생한 자녀를 거래의 객체화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므로 무효"라고 못 박았다. 서울가정법원 역시 2018년, 자궁만 빌리는 이른바 '자궁 대리모' 계약 또한 무효라고 판시했다(2018브15 결정).
즉, 수천만 원을 주고 계약서를 썼더라도 법적으로는 아무런 효력이 없는 종이조각에 불과하다. 대리모가 아이를 넘겨주지 않아도 이행을 강제할 수 없고, 돈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걸기도 쉽지 않다.
대리모가 낳은 아이, '진짜 엄마'는 누구인가
그렇다면 대리모가 낳은 아이의 법적 어머니는 누구일까? 난자를 제공한 의뢰인일까, 아니면 대리모일까.
우리 민법과 판례는 확고하다. "아이를 낳은 사람이 엄마"다. 대법원은 "유전자와 상관없이 출산 사실 자체가 모자 관계를 결정하는 기준"이라며 대리모를 친생모로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의뢰인 부부가 아이를 데려오려면, 대리모가 출생신고를 한 뒤 입양 절차를 밟아야 한다. 대리모가 "친권을 포기하겠다"는 각서를 썼더라도, 앞서 말했듯 계약 자체가 무효이므로 이 각서 또한 법적 효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