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맡긴 비트코인 4000만원 증발…'그만하라' 했는데, 돈 받을 수 있을까?
친구에게 맡긴 비트코인 4000만원 증발…'그만하라' 했는데, 돈 받을 수 있을까?
투자 관리 맡겼다가 수천만원 손실
'책임지겠다'던 친구는 "줄 돈 없다" 발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몇 년 전, 직장인 A씨는 똑똑한 친구 B씨를 믿고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다. 바쁜 회사 업무로 실시간 대응이 어려웠던 A씨는 B씨에게 자신의 계정 관리를 맡겼다.
하지만 믿음의 결과는 참담했다. B씨는 A씨가 투자를 중단하라고 여러 차례 말했음에도 임의로 거래를 계속하다 4,000만 원이 넘는 돈을 모두 날렸다. 이후 B씨는 책임을 인정하고 갚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약 1,000만 원을 변제했을 뿐 "돈을 많이 벌지만 나갈 곳이 많다"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A씨는 친구에게 날아간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그만해" 외쳤지만…친구 손에 사라진 4,000만 원
A씨는 몇 년 전 친구 B씨의 권유로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다. 당시 공익근무요원이던 B씨와 달리 회사원이었던 A씨는 업무와 회식으로 바빠 제때 코인을 사고팔기 어려웠다. 결국 A씨는 B씨에게 자신의 계정 관리를 부탁했다.
하지만 B씨는 A씨의 코인을 이용해 다른 투자까지 시도하며 손실을 키웠다. A씨가 "멈추라", "그만하라"고 명확히 중단 의사를 밝혔음에도 B씨는 듣지 않았고, 결국 약 4,000만원이 넘는 돈을 모두 잃었다. 심지어 한동안 연락이 두절되기도 했다.
이후 연락이 닿은 B씨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변제를 약속했다.
A씨는 B씨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모두 저장해 뒀다. 그러나 B씨는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며 A씨의 속을 태우고 있다.
"멈추라"는 지시, 손해배상 책임의 분기점
A씨는 친구 B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변호사들은 A씨가 B씨에게 투자를 '중단하라'고 명확히 지시한 점이 법적 책임을 가르는 핵심 분기점이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한강 김전수 변호사는 "친구에게 자산 관리를 맡긴 것은 일종의 '위임 계약'으로 볼 수 있다"며 "수탁자(친구)가 위임자(A씨)의 명백한 지시를 어기거나 임의로 권한을 넘어 자산을 관리해 손해를 입히면 민법상 '채무불이행(계약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HY 황미옥 변호사도 "중단을 요청하면서 위탁의 취지를 철회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했다면, 철회 시점 이후의 손해에 대하여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짚었다.
즉, 투자 책임은 본인에게 있는 것이 원칙이지만, 관리 중단을 요청한 이후 발생한 손실은 위탁받은 B씨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다.
민사소송이 현실적…형사고소로 압박도 가능
변호사들은 남은 돈을 돌려받기 위해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B씨가 책임을 인정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일부 금액을 변제한 사실은 소송에서 유리한 증거가 된다.
변호사 김일권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친구가 돈을 많이 벌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민사소송을 진행해 피해 금액을 회수할 수 있다"고 봤다.
로티피 법률사무소(LAWTP) 최광희 변호사도 "민사소송을 통해 남은 3400만원 상당의 손해에 대해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형사 고소를 통해 B씨를 압박하는 방법도 거론됐다.
법무법인 JLP 장동훈 변호사는 "A씨가 '그만하라'고 요청했음에도 친구가 이를 무시하고 임의로 운용을 강행했다면 배임죄 구성요건이 충족된다"고 분석했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 재산상 손해를 입힌 경우 배임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형사고소는 그 자체만으로도 채무자에게 심리적으로 매우 큰 압박을 준다"며 수사 과정에서 합의를 통해 피해를 회복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줄 돈 없다"는 친구, 재산 압류 가능할까
B씨가 "나가는 돈이 많다"며 변제를 미루는 것은 법적으로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 민사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으면 B씨의 재산에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예서 법률사무소 배재용 변호사는 "상대방이 '돈이 없다'는 주장은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정당한 사유가 아니며, 법원은 객관적 자료에 따라 손해배상액을 판단한다"고 선을 그었다.
법률사무소 더든든 추은혜 변호사도 "현재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면서 변제하지 않는 것은 악의적 채무 불이행"이라며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승소 후 재산 압류 등 강제집행을 진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