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전관예우 심해” 법무부 위원 발언에⋯검찰 “증거 대라” 정면 반박
“檢 전관예우 심해” 법무부 위원 발언에⋯검찰 “증거 대라” 정면 반박
'판사 출신' 이탄희 위원 "검찰 전관들 전화 한 통으로 영장 청구 막고 수천만원"
대검찰청 "근거 제시하라"⋯ 이례적으로 당일에 공식 반박
법조계 "검찰 개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 드러낸 것"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강남일 대검 차장. /연합뉴스
법무부 법무⋅검찰 개혁위원회(개혁위) 이탄희 전 판사
"검찰 단계에서 전관예우가 (판사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그들은 전화 한 통 값으로 수천만을 받고 영장 발부를 막는다."
대검찰청이 22일 법무부 개혁위원의 말을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이 전 판사의 '검찰 전관예우' 비판 발언은 이날 오전에 나왔는데, 대검은 당일 오후에 공식 논평 형태로 이를 맞받아쳤다.
지금껏 대검은 비슷한 일이 있을 때 보통 하루 정도 시간을 묵힌 뒤 '비공식 메시지'로 대응해왔다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 전 판사는 이날 오전 8시쯤 한 라디오에 출연해 "검찰 출신 전관(前官)은 전화 한 통화로 구속 영장이 청구되지 않도록 해주거나 본인이 원하는 특정 검사한테 배당을 하게 해준 뒤 수천만원을 받는다"고 했다.
'수천만원'이 상당히 강조됐는데, 이 단어는 이후에도 여러 번 나왔다.

법무부 법무⋅검찰 개혁위원회 위원인 이탄희 전 판사가 17일 오후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광주은행홀에서 사법개혁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판사는 "왜 그렇게 수천만원씩 주면서 당사자들이 특정 검사에게 배당받기를 원하겠느냐"며 "그렇게 함으로써 사건 처리 방향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가 검찰의 사건 배당을 좌우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이었다.
또 '원칙에 따른 배당 제도'의 신설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제도가 시행되면) 어떤 청탁이나 외압이 들어왔을 때 '기준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다"며 "(검찰은) '어차피 이거 할 수 없는 일이라서 수천만원씩 줄 필요가 없다'고 말할 근거가 된다"고 했다.
검찰 출신 전관들을 '전화 한 통에 수천만원씩 돈을 받으며 검찰에 압박 넣는 변호사 집단'이라 규정한 것이다.
대검의 반박문은 이날 오후 7시 45분쯤 나왔다. 826자 길이로 길었고, 메시지 수위도 높았다.
대검은 반박문에서 이탄희 전 판사 실명을 언급했다. "검찰개혁과 관련한 공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위원회 위원의 근거 없는 주장이나 일방적인 발언이다. 검찰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검찰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 사실상 검찰이 공개적으로 낼 수 있는 최고 강도 발언이었다.
대검은 "검찰은 사건의 적정한 처리를 위하여 검사의 전담, 전문성, 역량, 사건부담, 배당 형평, 난이도, 수사지휘 경찰관서, 기존사건과의 관련성, 검사실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배당하고 있다"며 "형사소송법에 따른 구속 필요성을 엄격하게 판단하여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이탄희 위원의 주장대로 '전화 한 통화로 구속 영장이 청구되지 않거나, 본인이 원하는 특정 검사에게 배당을 하게 해 주고 수천만원을 받은' 사례가 있다면 이는 검찰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서 수사 등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므로 명확하게 그 근거를 제시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검의 공식 반박문이 공개되자 법조계에서는 "윤석열 총장의 검찰이 법무부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탄희 위원의 발언은 검찰을 막강한 '전관예우 비리 조직'으로 낙인 찍는 메시지"라며 "대검이 즉각 반박함으로써 법무부에 밀리지 않겠다는 걸 분명히 했다"고 분석했다.
다른 재경지검 차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개혁위원들은 앞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언론에 등판해 '개혁을 위한 검찰 흠집내기'를 시도할텐데 이에 대해 경고성 견제구를 날린 것"이라며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