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수미 1.6억 미지급 출연료, 유족이 대신 받을 수 있다 "3년 안에 서둘러야"
故김수미 1.6억 미지급 출연료, 유족이 대신 받을 수 있다 "3년 안에 서둘러야"
사망해도 출연료 청구권은 유족에게 상속
변호사 "소멸시효 3년, 시간 얼마 안 남아"

2010년 4월 16일, 뮤지컬 '친정엄마' 프레스콜에서 배우 김수미가 극중 한 장면을 연기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민 배우가 세상을 떠났지만, 2년 가까이 밀린 피땀 어린 출연료는 아직도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최근 별세한 고(故) 김수미 씨의 출연료 미지급 사태를 두고 연예계 단체들이 공동 대응을 선언하며 파장이 일고 있다.
29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배우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출연료 미지급 사태의 법적 쟁점을 조명했다.

"자금 사정 어렵다" 법정에선 통하지 않는 핑계
제작사들이 출연료를 미루며 가장 흔히 대는 변명은 "지금 자금 사정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이는 아무런 효력이 없다.
방송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의 김정기 변호사는 미지급 사태가 명백한 계약 위반이자 민사상 채무 불이행에 해당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정기 변호사는 "'돈이 없어서 못 줬다'라는 건 개인적인 사정일 뿐 법적인 책임을 피할 수 있는 핑계가 되지 못한다"며 "사업을 하다가 돈을 벌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지만 그 위험은 사업을 하는 제작사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지급 능력이 없더라도 법원은 계약서에 적힌 금액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다는 것이다.
유가족이 대신 받을 수 있나… 관건은 '3년'의 시간
당사자가 세상을 떠난 상황에서 남겨진 출연료는 어떻게 될까. 유가족이 권리를 이어받아 청구할 수 있다.
김정기 변호사는 "출연료를 받을 권리는 법적으로 채권, 즉 재산권에 해당하기 때문"이라며 "고인이 생전에 일하고 받지 못한 돈은 유가족에게 상속된다"고 설명했다.
만약 유가족이 상속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아들 등 유족이 제작사를 상대로 돈을 요구할 권리를 이어받게 된다.
하지만 치명적인 함정이 있다. 바로 소멸시효다. 일반적인 금전 거래 시효가 10년인 것과 달리, 연예 활동으로 인한 채권의 소멸시효는 보통 3년으로 매우 짧다.
김정기 변호사는 "김수미 선생님 사건은 계약 체결 시점이 2024년 4월경이었으니 아직 시간이 있지만, 만약 3년이 지나면 법적으로 돈을 달라고 할 권리가 사라지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족은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갖춰 내용증명을 보내고, 이후 소송을 통해 판결문을 받아 제작사 재산을 강제로 압류해야 한다.
연 12% 고금리 철퇴에 '업계 왕따' 압박까지
2년 가까이 밀린 돈에는 당연히 이자도 붙는다.
김정기 변호사는 "사업자 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보통 연 6%의 상사 법정 이자가 붙게 된다"며 "만약 소송까지 가서 판결을 받게 되면, 판결 이후부터는 소송촉진 특례법에 따라 연 12%라는 아주 높은 이자가 붙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와 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 공동 대응에 나섰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끈다. 단체 행동은 법적 강제력은 없어도 실무적으로는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다.
김정기 변호사는 "협회에서 이 제작사를 '불량 제작사'라고 지정하고 소속 배우들의 출연을 금지시키거나 협조를 끊어버리면 제작사는 다음 작품을 만들 수가 없다"며 일종의 '업계 왕따'가 된다고 설명했다.
한류를 이끄는 배우들이 보이콧에 나서면 사업 자체가 불가능해지므로, 법정 다툼보다 이러한 실질적 제재가 제작사에게는 훨씬 무거운 압박으로 작용한다는 뜻이다.
제작사 측에서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할 우려에 대해서도 김정기 변호사는 "법원은 공익적인 목적이 있고 그 내용이 진실하다면 명예훼손을 폭넓게 인정하지는 않는다"며, 출연료 미지급이라는 팩트를 알리고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활동으로 보호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