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근조화환' 발로 쾅⋯ 분풀이로 걷어찬 배재고 학생, 이 행동 '재물손괴'다
'5·18 근조화환' 발로 쾅⋯ 분풀이로 걷어찬 배재고 학생, 이 행동 '재물손괴'다
학교 앞 근조화환 고의로 쓰러뜨려 일부 훼손
재학생 폭로로 알려져
법조계 "재물손괴죄 성립 가능성 매우 높아"

1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 앞에 근조화환이 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해 논란을 빚은 배재고등학교 학생이 이번에는 학교 앞에 놓인 항의성 근조화환을 발로 차 훼손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은 광주일고와의 경기 중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구호를 외쳐 큰 비판을 받았다. 이후 학교 측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후폭풍은 가라앉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재고 3학년 학생이 학교 앞에 배송된 근조화환을 고의로 발로 차 쓰러뜨렸다는 폭로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화환 리본에는 "민주운동을 모욕하는 국민에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과분하다"는 항의성 문구가 적혀 있었다.
홧김에 화환을 걷어찬 이 학생의 행동, 법적으로는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형법상 '재물손괴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형법은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거나 은닉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항의 문구 적힌 화환도 명백한 '재물'⋯물리적 훼손 있었다면 유죄
먼저, 근조화환은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물건으로 재산적 이용 가치가 있는 '재물'에 해당한다. 또한, 화환 소유권은 발송인이나 수령인인 배재고 측에 있으므로 가해 학생 입장에서는 명백한 타인의 재물이 된다.
고의로 발로 차서 쓰러뜨린 행위 자체가 화환의 본래 기능인 전시 및 의사 표현을 훼손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
실제 법원은 개업 화환을 바닥에 집어 던지고 발로 차 부순 행위에 대해 재물손괴죄를 유죄로 인정한 바 있다(서울중앙지법 2023고단1827 판결).
다만, 단순히 화환이 쓰러지기만 했을 뿐 물리적 훼손이 전혀 없어 본래 용도대로 다시 세워 쓸 수 있는 상태라면 손괴죄 성립을 다퉈볼 여지는 있다.
하지만 재학생 A군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화환이 바닥에 쓰러져 일부 훼손된 것으로 보이므로, 실질적인 물리적 훼손이 입증된다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고소 없어도 수사 가능⋯"반성 없는 태도" 논란 가중
이 범죄는 친고죄(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화환 주인의 고소 없이도 수사와 기소가 가능하다.
가해자가 미성년자일지라도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 대상이 되며, 민사상 화환 수리비나 교환 가치 감소액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도 져야 한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 역시 "반성하는 척하더니 잘못을 싹 다 잊은 듯하다",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며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