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난하다 '광양 산불' 낸 초등학생⋯처벌은 피해도, 민사소송하면 부모가 다 물어내야
불장난하다 '광양 산불' 낸 초등학생⋯처벌은 피해도, 민사소송하면 부모가 다 물어내야
설 연휴 중 11시간 동안 산림 태운 '광양 산불'⋯원인은 초등학생 불장난
만 14세 미만 형사미성년자라 형사처벌은 어렵지만, 민사 책임은 져야 한다
산불에 대한 법원 판례 "과실이라도 피해에 대한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설 연휴 기간 전남 광양시에서 발생했던 산불의 원인이 초등학생들의 불장난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형사미성년자인지라 처벌은 면하게 됐다. /셔터스톡
이번 설 연휴 기간. 11시간 동안 산림을 태운 전남 광양시 산불이 초등학생 불장난에서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산림당국은 초등생 4명이 인근 묘지에서 불장난을 하다가, 산불이 번진 것으로 확인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산불로 명절에 1481명이 현장에 투입돼야 했다. 산림도 대략 3헥타르(ha) 면적이 소실됐다. 축구장(0.73ha) 면적의 4배가 넘는 규모다.
그러나 이들이 형사미성년자(만 14세 미만)인 만큼 처벌은 어렵다. 산림당국도 "(아이들이 어려) 형사처벌 대상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부모에게 대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로톡뉴스가 실제 가능한 방법인지 알아봤다.
산림보호법은 실수로 낸 산불이라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다(제53조). 하지만 산림당국은 이번 산불을 낸 이가 초등학생이라는 점에서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형법상 만 14세가 되지 않은 초등학생에게 형사상 책임은 물을 수 없다(제9조). 하지만 이는 형사상 책임에 한해서다. 민사상 책임은 초등학생의 행위라도 비껴갈 수 없다.
우리 민법은 고의가 아닌 과실이라도 타인에게 손해를 끼쳤다면 배상하도록 하고 있고(제750조), 이때 손해를 입힌 사람이 미성년자라면 법정 감독의무자가 대신 책임을 지도록 명시하고 있다(제755조).
법적으로 부모에게 미성년 자녀를 감독할 의무를 지우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은 대부분 사유지로 알려졌다. 민법 규정에 따르면 산림 소유자들은 초등학생들의 부모를 상대로 "손해를 배상하라"고 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실제 법원도 "과실이라도 산불을 낸 사람은 피해에 대한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
지난 2016년 충북 음성군에서 잡초를 태우다 산불을 낸 A씨는 산림 소유자에게 배상금 약 4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나무 194그루를 태운 산불이었다. 당시 청주지법 충주지원 강진우 판사는 "불이 다른 곳으로 번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판시했다.
1억 3000만원이라는 거액의 손해배상금 판결이 나온 적도 있었다. 지난 2015년 4일 동안 이어졌던 삼척시 가곡면 산불 사건에 대해서였다. 당시 B씨의 집 마당에 있던 화목보일러에서 불씨가 번지면서 인근 산림 52ha를 태웠다. B씨가 보일러를 소홀히 관리한 책임으로 형사처벌 벌금 외에도 1억 넘는 돈을 물게 됐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강릉지원 제2민사부(재판장 김정곤 부장판사)는 지난 2018년 "피고(B씨)가 보일러 내부 청소를 게을리한 과실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는 게 상당하다"며 "(B씨가) 2007년에도 연탄재 관리를 잘못해 산불을 발생시킨 전력이 있다"고 판시했다.
▲화재 피해가 심각한 점 ▲B씨의 과실을 경미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B씨가 피해의 확대를 막기 위해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도 않은 점 등을 고려해 1억 9000만원을 배상액으로 산정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배상액을 1억 3700만원으로 깎아줬다. 서울고법 춘천 제1민사부(재판장 김복형 부장판사)는 "진화과정이 원활하지 못했던 부분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