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문 옆에서 10분간 성추행 당해"… 법원이 고개를 저은 진술의 '결정적 모순'
[무죄] "문 옆에서 10분간 성추행 당해"… 법원이 고개를 저은 진술의 '결정적 모순'
시설소장과 미화원 사이의 성추행 진실공방
노조 갈등과 뒤늦은 고소가 판가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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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대전의 한 시설에서 발생한 직장 내 강제추행 사건이 법정 다툼 끝에 최종 무죄로 결론 났다.
고소인은 상사인 시설소장이 자신의 어깨를 10분간 주무르며 추행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고소 경위와 진술의 신빙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얽히고설킨 노사 갈등 속 불거진 성추행 의혹
사건의 중심에는 대전 유성구의 한 시설소장인 피고인 A씨와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던 피해자 B씨가 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4월 16일 1층 사무실 의자에 앉아 있던 B씨에게 다가가 갑자기 손으로 어깨를 수회 주물러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A씨가 10분 내외로 자신의 어깨를 주물렀으며,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행위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사건 이면에는 복잡한 노사 갈등이 존재했다. 당초 같은 노동조합 소속이었던 A씨와 B씨, 그리고 추행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미화관리소장 C씨는 2020년 9월 B씨와 C씨가 다른 노조로 소속을 옮기면서부터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다. 급기야 A씨는 2020년 10월 24일 B씨와 C씨 등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B씨가 강제추행 피해를 주장하며 최초로 고소장을 제출한 것은 사건 발생일로부터 1년 5개월이 지난 2021년 9월 19일이었다.
B씨는 2020년 8월경부터 정신과 진료를 받았으나 약 4개월간 성추행 피해를 언급하지 않았고, 다른 노조 지부장과 상담을 거친 후인 12월에야 비로소 피해 사실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엇갈린 진술과 수상한 정황… "누구나 출입 가능한 곳에서 10분간?"
이러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법원은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 법률적 쟁점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고소의 동기'로 보았다. 1심 재판부(대전지방법원 2022고단591)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범죄가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우선 재판부는 범행 장소의 특성에 주목했다. 1층 사무실은 누구나 출입이 가능한 곳이며, 다른 미화원들이 곧 들어올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출입문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던 B씨가 밖으로 나가기 용이한 위치였음에도 10분간이나 자리를 피하지 않고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은 경험칙상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또한, B씨의 최초 고소장에는 범행 일시와 장소, 추행 태양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았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범행 연도를 착각하는 등 진술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노조 갈등 격화 후 불거진 고소… 항소심도 "합리적 의심 배제 못 해"
검사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대전지방법원 2023노1006) 역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고소 시점과 경위를 법률적으로 엄격히 따졌다. B씨가 장기간 피해 사실을 숨기다가, 노조 소속을 옮기고 A씨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는 등 노사 갈등이 극에 달한 시점에 이르러서야 고소를 진행한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일련의 사정들이 피고인과 피해자의 사이가 악화된 이후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고소 경위가 의심스럽다고 평가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는 대원칙을 재확인했다.
설령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입증이 부족하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의 법리에 따라 최종 무죄 판결이 확정적 결론으로 도출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