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처녀 수입해 인구 소멸 막자" 진도군수의 막말...법조계 "형사처벌은 어렵다"
"베트남 처녀 수입해 인구 소멸 막자" 진도군수의 막말...법조계 "형사처벌은 어렵다"
인구 소멸 대책으로 '여성 수입' 거론해 파문
모욕죄·인신매매죄 성립은 어려워

김희수 진도군수가 인구 소멸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며 외국인 여성을 "수입"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모습. /'목포MBC뉴스' 유튜브 캡처
"정 안 되면, 스리랑카나 베트남이나 그쪽 젊은 처녀들 좀 수입을 해 갖고..."
지난 4일, 전남 해남에서 열린 '광주·전남 행정통합 타운홀 미팅' 현장이 술렁였다. 주인공은 김희수 진도군수였다. 인구 소멸 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였지만, 외국인 여성을 수입 대상으로 표현한 그의 발언은 즉각적인 공분을 샀다. 강기정 광주시장조차 현장에서 "잘못된 이야기"라고 지적했을 정도다.
이 충격적인 발언, 과연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가 제안한 정책은 실현 가능한 것일까?
모욕적이지만 모욕죄는 아니다?... 형사처벌 어려운 이유
김 군수의 발언만으로는 형사처벌이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첫째, 모욕죄 성립이 어렵다. 형법상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특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김 군수의 발언은 베트남이나 스리랑카 여성이라는 불특정 다수를 지칭했을 뿐, 특정 개인을 겨냥하지 않았기에 특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또한, 정책 제안이라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기에 법적으로 고의적인 모욕 의도를 입증하기도 쉽지 않다.
둘째, 인신매매죄 적용도 불가능하다. "수입하자"는 말을 했다고 해서 곧바로 인신매매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형법은 구체적인 실행 행위가 있어야 처벌하는데, 단순한 정책 제안 발언은 실행의 착수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형사처벌은 피해도 역풍은 못 피한다
형사처벌을 피한다고 해서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니다. 김 군수의 발언은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선을 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일반적인 징계를 받을 가능성은 없다. 현행법상 선거로 뽑힌 지방자치단체장은 선출직 공무원(정무직) 신분이므로, 국가공무원법이나 지방공무원법에 따른 파면·해임·견책 등의 내부 징계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법적 징계보다 더 무서운 정치적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군수직을 박탈할 수 있는 '주민소환제'가 그것이다.
외국인 여성을 수입 대상으로 비하하여 지역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주민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거센 만큼, 지역 사회 차원에서 주민소환 운동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성 수입' 정책? 헌법 정신 정면 위배... 실현 불가능
김 군수가 제안한 "법제화를 통한 외국인 여성 수입" 정책은 어떨까. 이 또한 대한민국 법체계에서 절대 받아들여질 수 없는 위헌적 발상이다.
정부가 주도해서 여성을 수입하여 결혼시키는 것은 「인신매매등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입법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다. 결혼을 목적으로 사람을 매매하는 것 자체가 형법상 범죄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또한, 우리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진다"고 선언한다. 여성을 인구 정책의 도구로 삼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위헌적 발상이다.
특정 국적(베트남, 스리랑카)과 특정 성별(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이 정책은 헌법 제11조가 보장하는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적 행정이다.
결국 김희수 진도군수의 발언은 형사처벌의 영역은 아슬아슬하게 비켜 갔지만, 공직자의 윤리와 헌법 정신이라는 더 큰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실언임이 명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