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열받아 장애인 주차구역 바닥 마크 싹 지워...차주가 간과한 '재물손괴죄'
신고 열받아 장애인 주차구역 바닥 마크 싹 지워...차주가 간과한 '재물손괴죄'
과태료 앙심에 장애인 마크 지워
장애인 주차구역 표식 훼손 시 재물손괴죄 적용

장애인 주차 구역 바닥 표시를 허가 없이 지운 모습. /보배드림 커뮤니티 캡처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공분을 사고 있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했다가 과태료 처분을 받은 데 앙심을 품은 차주가 아예 바닥에 그려진 장애인 마크를 검게 덧칠해 지워버린 것이다.
제보자는 "바닥 표시 허가 없이 지우면 최대 3천만 원짜리다. 원복(원상복구)에 과태료 신고까지 또 했다"며 차주의 황당한 행태를 비꼬았다. 제보자의 말처럼 차주는 3천만 원의 벌금을 물게 될까.
과태료 100만 원으로 끝? 천만의 말씀
일반적으로 장애인 주차구역에 물건을 쌓거나 통행을 가로막는 주차 방해 행위는 '장애인등편의법'에 따라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이는 행정 처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차원이 다르다. 단순히 주차를 방해한 수준을 넘어, 멀쩡한 주차구역의 표식을 고의로 훼손했기 때문이다. 이 행위는 형법상 '재물손괴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형법 제366조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거나 효용을 해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순히 과태료 좀 내고 끝날 일이, '빨간 줄'이 그어지는 형사 사건으로 비화한 것이다.
"몰랐다" 변명 안 통하는 이유… 보복성 훼손은 죄질 더 나빠
보통의 주차 방해 사건은 "몰랐다"거나 "실수였다"는 변명이 통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표식 훼손은 상황이 다르다.
우선 페인트나 도구를 이용해 바닥의 그림을 지우는 행위는 실수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수사기관은 이를 신고에 대한 보복 심리가 깔린 명백하고 계획적인 범행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물건을 치우면 그만인 적치물과 달리, 훼손된 표식은 다시 그리기 전까지 장애인들이 해당 구역을 이용하지 못하게 만든다. 피해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이라는 뜻이다. 무엇보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이라는 사회적 약속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악질적인 동기가 인정되어 법원이 차주를 엄벌할 충분한 근거가 된다.
'3천만 원'은 아니지만… 복구비·위자료 금융치료 피할 수 없어
현행법상 재물손괴죄 벌금 상한선은 700만 원이다. 하지만 형사 처벌 외에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뒤따른다.
차주는 전문 업체를 불러 표식을 다시 그리는 비용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전액 물어내야 한다. 여기에 더해 건물주나 관리 주체가 "시설물 관리 업무를 방해받았다"며 위자료 성격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
결국 차주는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수백만 원의 금전적 손해와 전과자라는 꼬리표까지 달게 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