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넘는 역사 복원하면서 '실수'로 문화재청과 협의 안 했다는 김해시…법적 처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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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넘는 역사 복원하면서 '실수'로 문화재청과 협의 안 했다는 김해시…법적 처벌은?

2022. 09. 01 16:54 작성2022. 09. 01 17:13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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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고인돌' 복원 작업하면서 허가 안 받고, 사전 협의도 안 해

김해시 "문화재청 협의 빠트린 부분은 고의 아닌 실수"

변호사들 "고의 아니었어도, 형사 책임질 가능성 커"

경남 김해 지석묘에서 벌어진 희대의 문화재 훼손 사건. 문화재청 허가와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게 이번 사건의 시작이었다. 이에 김해시는 "실수이지 고의는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JTBC캡처

고인돌 유적의 돌을 화장실 청소하듯 솔로 벅벅 문질렀다. 호스로 강한 물줄기를 내뿜으며 씻어냈고, 화학약품 처리도 이뤄졌다. 그런가하면 현장엔 대형 포크레인 등 중장비가 드나들며 흙을 퍼 올렸다.


마치 공사 현장 같았지만, 2000년의 역사를 품고있는 고인돌 복원 현장이었다. 함부로 움직이거나 파내선 안 될 복원 작업을 졸속으로 진행한 결과, 유적은 당연히 심각하게 훼손됐다."작업 담당자 중 전문가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참사"라는 게 고고학회의 반응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고인돌인 경남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에서 벌어진 사건. 문화재청은 "복원 작업을 추진한 김해시에 책임이 있다"며 형사 고발을 강행한 상황이다. 과연 이번 사태의 법적 책임은 누가 지는 걸까.


허가 안 받고, 협의도 안 한 김해시 "실수이지 고의는 아니다"

문제는 지난 2020년 12월, 김해시가 예산 16억원을 투입해 지석묘의 복원⋅정비 작업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김해시가 문화재청과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게 단초였다. 매장문화재법에 따라 별도의 문화재 보호대책을 수립하고, 반드시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야 했지만(제11조 제1항) 김해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신 독자적으로 토목 업체를 선정해 이번 훼손 사태를 야기했다.


지난 4월에 찍힌 구산동 지석묘 부근 사진에는 2017년(왼쪽) 때와는 달리 묘역에 있던 박석(얇고 넓적한 돌)을 걷어낸 것처럼 보인다. /연합뉴스


논란이 불거지자, 김해시 측은 "문화재청 협의를 빠트린 부분을 세세하게 챙기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며 "실수이지 고의는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김해시장이었던 허성곤 전 시장 역시 사과 입장을 밝혔다. 다만 "비전문가여서 전문성이 전혀 없었다"며 "실무적으로 잘 못 챙겼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법의 무지는 용서되지 않는다" 한목소리

매장문화재법은 매장문화재 지역의 현상(현재의 상태 또는 원형)을 허가 없이 무단 변경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다(제31조 제2항). 경찰이 해당 혐의로 김해시 업무담당자 등을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변호사들은 "김해시 측이 형사 책임을 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법무법인 준의 김진우 변호사는 "김해시 측에선 '협의가 필요한지 몰랐다'는 취지로 해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법을 잘 몰랐다는 사유만으로 처벌에서 벗어날 순 없다"고 밝혔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준'의 김진우 변호사, '김성훈 법률사무소'의 김성훈 변호사, '변호사 김상배 법률사무소'의 김상배 변호사. /로톡DB⋅로톡뉴스DB


'김성훈 법률사무소'의 김성훈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법률의 무지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무적으로 거의 인정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특히 "당시 김해시에 해당 업무를 전담한 가야사복원과까지 있었던 이상 더욱 법률의 무지는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변호사 김상배 법률사무소'의 김상배 변호사 역시 "문화재청의 허가 없이 복원 작업을 진행한 이상 당연히 문화재보호법 위반"이라며 "고의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형사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호사들은 "직접적인 책임 대상은 담당 공무원 및 토목 업체 관련자들이 될 것"이라며 "(주의⋅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는지 여부 등) 수사 결과에 따라 김해시 전⋅현직 시장 역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끝으로, 법언 하나를 인용했다.


'법의 무지는 용서되지 않는다(Ignorance of the law is no exc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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