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범죄의 미끼, 대리구매
미성년자 성범죄의 미끼, 대리구매

최근 3년간 대리구매를 저질러 처벌된 '못난 어른들'의 범행 특성을 분석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술, 담배 대리구매 해드려요. XX 지역 어디든 가능. 연락주세요"
미성년자에게 술과 담배를 대신 구매해 준다는 내용. SNS에서 검색만 하면 누구나 찾아볼 수 있는 게시물이다. 청소년보호법상 엄연한 불법이지만, 적발 사례가 끊이질 않을 정도로 횡행하고 있다.
이러한 대리구매는 그 자체도 문제지만, '대리구매 과정에서 성범죄가 흔하게 이어진다'는 점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로톡뉴스는 판결문을 통해 이를 직접 알아보기로 했다. 최근 3년간 대리구매를 저질러 처벌된 '못난 어른들'의 범행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리구매가 일종의 '미끼'였다는 점이 통계로 확인됐다. 대리구매의 대가로 성매매를 요구하거나, 대리구매를 피해자의 약점 삼아 성폭행⋅성추행을 저지르는 등 2차 범죄를 저질렀다.
최근 3년간 '대리구매' 범행으로 처벌된 이들의 법원 확정 판결문을 추렸다(청소년보호법 제59조 제7호). 대법원이 인터넷에 공개한 관련 판결문은 총 32건. 여기서 1⋅2심 중복 사건을 제외하면 총 28건, 가해자(피고인) 수도 총 28명이었다.

이들 28명 중 대리구매 범행'만' 저질러 처벌된 이는 극히 드물었다. 28명 중 1명을 제외하면, 모두가 2차 범죄를 함께 저질러 처벌됐다(약 96%).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착취 범행을 하거나, 불법촬영 범죄를 저지르는 식이었다.
A씨 : "다니는 학교에 담배 피운다는 소문내겠다"
고등학생에게 담배를 대신 구입해 준 A씨. 그는 대리구매의 대가로 피해자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 뒤 뽀뽀를 요구했다. 피해자가 거절하자 위와 같이 말하며 강제로 추행했고, 성폭행까지 시도했다. A씨에겐 과거에도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전과가 있었다. 지난 2월, 부산지법은 그에게 징역 5년 실형을 선고했다.
B씨 : "나도 보험이 있어야지. 몸 사진, 얼굴 나오게 1장만 찍어서 가지고 있을게"
B씨는 대리구매의 대가로 성착취물을 요구했다. 중학생에게 담배를 대신 구입해준 뒤 보인 행동이었다. 지난해 6월, 창원지법 진주지원은 B씨의 범행에 대해 "만 14세에 불과한 피해자를 성적 도구로 전락시켰다"고 지적했다. 다만, 처벌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으로 선처했다.
C씨 : "담배를 줬으니 신고 있던 양말을 벗어서 달라"
C씨는 피해자의 양말을 요구했다. 그뿐만 아니라 불법촬영도 저질렀고, 이후 해당 사진을 빌미로 성매매도 요구했다. 그런 C씨에 대해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해 5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성매매가 권유 단계에서 그쳤다"는 점을 유리한 양형사유라고 봤다.
전체적인 처벌 수위는 어땠을까. 우리 법원은 대리구매 범행에 대해 공통적으로 "엄벌의 필요가 크다"며 엄숙한 선언을 남겼다.
"아동⋅청소년들의 올바른 육체적⋅정신적 성장을 방해하고, 탈선을 용이하게 해 그 해악이 크다."

대부분 2차 범죄가 결합된 만큼, 단순 벌금형은 드물었다.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28건 중 15건(약 53%)으로 가장 많았다. 실형은 10건(약 36%)이었고, 벌금형은 3건(약 11%)이었다.
실형의 평균 형량은 약 2년 8개월이었고, 가장 처벌이 무거웠을 땐 징역 7년이었다. 해당 사건의 가해자 D씨는 초등학생에게 용돈을 주고, 대리구매를 통해 호감을 얻었다. 이후 피해자를 수차례 성폭행하고, 불법촬영했다. 지난 2020년 제주지법은 그에게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위와 같이 선고했다.

'대리구매'가 SNS에서 횡행한다는 건, 판결문에서도 확인됐다. 28건 중 15건(약 54%)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SNS를 통해 만난 경우였다. 두 번째로 많았던 건, 편의점 앞 등 길거리였다(10건⋅약 36%).
특이한 경우도 있었다. 스승이 '제자'를 상대로 범행한 경우 등이다(3건⋅약 10%).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공부방을 운영한 E씨. 그는 평소 제자 4명에게 술을 대신 사주는 식으로 호의를 산 다음, 피해자들에게 수면제 성분인 의료용 마약 '졸피뎀'을 비타민으로 속여 먹였다. 그 뒤 피해자들을 성추행했다.
지난해 7월, 전주지법 군산지원은 E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죄질이 좋지 않다"고 하긴 했지만, "피해자들과 모두 합의했고, 형사 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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