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가게가 환불도 안 해줘?" 음식 바닥에 쏟고 사장 범퍼로 툭툭⋯3가지 혐의 따져보니
"큰 가게가 환불도 안 해줘?" 음식 바닥에 쏟고 사장 범퍼로 툭툭⋯3가지 혐의 따져보니
키오스크 환불 거부에 음식 바닥에 쏟고, 차로 업주 다리 들이받아
업무방해·모욕죄는 성립 가능성 높아
특수폭행은 '고의 입증'이 관건

중년 여성 A씨가 환불을 거부당하자, 음식을 바닥에 쏟아 버리는 모습. /JTBC News 유튜브 캡처
대전의 한 돈가스 전문점에서 키오스크 주문 실수를 한 중년 여성 A씨가 환불을 거부당하자 음식을 바닥에 쏟아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업주 B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A씨는 차를 타고 현장을 떠나려 했고, 이 과정에서 차를 막아선 B씨의 다리를 범퍼로 두 차례 치기까지 했다.
출동한 경찰에게 A씨는 "빛이 반사돼 잘못 눌렀다"면서도 "이 큰 가게에서 해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B씨가 재차 환불 불가 방침을 밝히자 A씨는 "Shut the fXXX up!"(입 닥쳐!)이라는 욕설까지 내뱉었다.

B씨는 A씨를 업무방해, 특수폭행,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최근 경찰은 '범죄의 고의가 없어 보인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업주 B씨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인데 제 음식을 바닥에 버렸다. 그보다 모욕적인 건 없다"며 이의신청을 예고했다.
과연 A씨의 3가지 혐의는 법적으로 성립할까.
① 업무방해죄 "성립 가능성 높다"
우선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다. 이 죄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할 때 성립한다.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거나 혼란하게 할 만한 모든 세력을 뜻한다.
A씨가 이미 조리된 음식을 바닥에 쏟아버리고 소란을 피운 행위는 식당의 위생과 영업 환경을 해치고 다른 손님들의 식사를 방해했다. 이는 B씨의 정상적인 식당 운영 업무를 방해할 위험을 초래한 행위로 볼 수 있다. 대법원은 실제 방해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위험을 발생시키는 것만으로도 이 죄가 성립한다고 본다.
과거 식당에서 욕설을 하며 그릇과 술병을 바닥에 던져 약 40분간 소란을 피운 행위에 대해 법원이 업무방해죄를 인정한 판례도 있다(수원고등법원 2022노1169 판결). A씨가 자신의 행동이 영업에 방해가 될 것을 몰랐다고 보긴 어려워 혐의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
② 특수폭행죄 "고의 입증이 관건"

가장 큰 쟁점은 특수폭행죄(형법 제261조)다. B씨는 A씨의 차량 범퍼에 다리를 두 차례 치였다고 주장했다. 자동차는 사람의 신체에 해를 가하는 데 사용될 경우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
관건은 고의다. A씨가 B씨를 폭행할 의도로 차를 운전했는지, 아니면 단순히 현장을 벗어나려는데 B씨가 막아서자 의도치 않게 부딪힌 것인지가 불명확하다. 경찰이 '고의가 없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것도 A씨의 폭행 고의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만약 B씨가 이의신청 과정에서 CCTV 영상 등을 통해 A씨가 B씨를 인지하고도 의도적으로 차를 밀어붙였다는 점을 입증한다면, 혐의가 인정될 수 있다.
③ 모욕죄 "공개적 욕설, 혐의 성립"
모욕죄(형법 제311조)는 성립 가능성이 매우 높다.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할 때 성립한다.
A씨는 경찰관 등 제3자가 있는(공연성) 상황에서 업주 B씨에게 "Shut the fXXX up!"이라고 외쳤다. 이는 단순히 예의에 벗어난(대법원 2019도7370 판결) 수준을 넘어 상대방에게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욕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법원 역시 식당 업주와 손님들 앞에서 경찰관에게 "X발 개XX야" 등 욕설을 한 행위를 모욕죄로 인정한 바 있다(대전지방법원 2022노365 판결).
경찰 불송치, 끝이 아니다⋯업주가 할 수 있는 참교육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도 불구하고 B씨가 법적으로 A씨에게 책임을 물을 길은 남아있다.
B씨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사건은 검찰로 넘어가 다시 수사가 진행된다. B씨가 특수폭행 혐의를 입증할 CCTV 영상이나 다리 부상에 대한 진단서 등을 추가 증거로 제출하면 결론이 바뀔 수 있다.
A씨가 바닥에 쏟아버린 '온밀면'에 대해 재물손괴죄(형법 제366조)로 추가 고소할 수 있다. 음식이 A씨 소유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A씨가 환불을 요구한 상황이기에 음식의 소유권이 업주에게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A씨는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할(효용을 해할) 명백한 고의가 있었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또한 가능하다. B씨는 바닥에 쏟아진 음식값, 가게 청소 비용 등 재산상 손해를 청구할 수 있다.
나아가 B씨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모욕적"이라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이는 재산 피해 배상만으로는 회복되기 어려운 정신적 손해에 해당하므로, 법원에 별도의 위자료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