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고분이 미끄럼틀?" 5세 아이 문화재 훼손 논란… 부모 법적 책임은
"경주 고분이 미끄럼틀?" 5세 아이 문화재 훼손 논란… 부모 법적 책임은
잠깐 눈 뗀 사이 벌어진 '고분 미끄럼틀'
형벌은 피했어도 훼손된 잔디 복구는 부모 몫

JTBC 사건반장 제보영상
지난 16일 JTBC '사건반장' 보도에 따르면, 경북 경주 역사유적지구에서 5세가량의 아이가 고분을 미끄럼틀 삼아 타고 내려와 잔디가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출입 금지 경고문이 있었지만 현장에 보호자는 없었고, 결국 지나가던 시민이 아이를 제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호자 없이 문화재를 훼손한 아이와 이를 방치한 부모의 법적 책임을 검토한 결과, 형사처벌 가능성은 낮으나 민사상 배상 책임이 따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 본인은 '형사미성년자'로 처벌 불가
먼저 고분을 직접 훼손한 아이 본인은 어떠한 형사처벌도 받지 않는다. 형법 제9조에 따라 만 14세 미만은 형사미성년자로 분류돼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부모의 형사처벌 가능성도 희박
현장에 없었던 부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처벌할 가능성 역시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문화재보호법 위반은 고의범을 처벌하는 규정이다.
도굴 관련 사건을 맡은 대구고등법원은 지정문화재임을 알 수 없었던 경우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 사안에서도 부모가 현장에 부재했으므로, 아이의 훼손 행위를 공모하거나 방조했다는 고의성을 입증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관리 소홀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존재
반면 부모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책임능력 없는 미성년자의 불법행위 사건을 맡은 대법원은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불법행위를 하지 않도록 일상적으로 지도할 부모의 보호·감독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감독의무자가 이를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문화재 관리 주체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고분 잔디 복구 등을 위해 부모의 감독의무 위반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아동 방임 혐의 적용도 까다로워
아이를 홀로 둔 부모에게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를 적용하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어린이집 아동 방임 관련 사건을 맡은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은 방임행위란 신체적·정서적 학대에 준하는 정도여야 하며, 보호자가 위험 상황을 인식하면서도 조치를 취하지 않는 고의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안은 부모가 아이를 일시적으로 홀로 두었을 뿐, 장기간 방치하거나 신체적 위험 상황을 용인했다고 보기는 어려워 방임죄 성립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