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 사기범, 7년 복역 후 ‘빚 탕감’ 신청 파문 '피해자들 피눈물 흘리는데'
600억 사기범, 7년 복역 후 ‘빚 탕감’ 신청 파문 '피해자들 피눈물 흘리는데'
7년 복역 후 출소한 600억대 금융사기 주범이 법원에 파산·면책 신청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600억 원대 금융사기로 7년간 옥살이를 한 주범이 출소 후 남은 빚을 모두 없애달라며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해 피해자들이 집단 반발에 나섰다.
피해자들은 사기꾼에게 면죄부를 주는 선례를 만들 수 없다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사기꾼에 면죄부 안돼”…피해자들, 법적 대응 예고
사건의 발단은 2018년 600억 원대 금융사기를 주도한 대표 A씨가 재판에 넘겨지면서부터다. 7년의 형기를 마치고 최근 출소한 A씨는 곧장 인천지방법원에 자신의 남은 채무 전액을 법적으로 소멸시켜달라는 파산 및 면책 신청을 접수했다.
법원으로부터 ‘채무자 A씨의 파산 절차가 진행 중이니 의견을 제출하라’는 통지를 받은 피해자들은 즉각 공동 대응에 착수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사는데, 가해자는 죗값만 치르면 모든 책임이 사라지는 것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피해자들은 돈을 돌려받는 문제를 넘어, 법의 이름으로 사기범의 빚을 없애주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기 채무’는 파산으로 탕감 불가 핵심은 ‘비면책채권’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시도가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행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은 채무자가 고의로 저지른 불법행위로 발생한 손해배상 채무를 ‘비면책채권’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면책채권이란, 파산으로 다른 빚이 모두 탕감되더라도 법적인 상환 책임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 채무를 뜻한다.
한병철 변호사(법무법인대한중앙)는 “사기·횡령 등 명백한 범죄로 발생한 손해배상 채권은 원칙적으로 면책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A씨의 채무는 사업 실패가 아닌 범죄의 결과물이므로, 법원이 이를 면책해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면책 불허’ 이끌 유일한 무기, ‘채권자 의견서’
전문가들은 피해자들이 A씨의 면책을 막을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수단으로 ‘채권자 의견서’ 제출을 꼽았다.
법원은 파산 신청인의 면책 여부를 결정할 때 채권자들의 의견을 매우 중요한 판단 자료로 삼는다. 특히 사기 범죄 피해 사실이 명확할 경우, 피해자의 이의신청은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조수진 변호사(더든든 법률사무소)는 “의견서에 7년 징역이 확정된 형사 판결문과 민사 판결문을 첨부해 사기 피해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며 “600억 원이라는 사기 규모의 중대성, 다수 피해자의 고통, 출소 후에도 피해 변제 노력이 전무했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른 피해자들과 연대해 공동으로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도 법원의 판단에 무게를 더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파산 허용돼도 끝나지 않는 싸움 ‘추심 권리’는 살아있다
만약 법원이 A씨의 파산 신청 자체를 받아들이더라도 피해자들의 권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기 피해 채무는 비면책채권이므로, A씨가 면책 결정을 받더라도 이 빚에 대한 변제 책임은 평생 남는다. 이는 A씨가 앞으로 경제 활동을 통해 재산을 형성할 경우, 피해자들이 언제든 다시 강제집행을 시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된다.
결국 피해자들이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행위는 당장의 돈을 돌려받는 문제를 넘어, 사기 범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묻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 행사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