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의 증인' 아닌데도 병역 거부 첫 무죄…대법원 "페미니즘, 비폭력 신념 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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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의 증인' 아닌데도 병역 거부 첫 무죄…대법원 "페미니즘, 비폭력 신념 확고"

2021. 06. 24 12:37 작성2021. 06. 24 12:42 수정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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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대법원이 병역거부자 A씨에 대해 무죄 확정…재판 넘겨진 후 4년만에 결론

대법원이 비폭력주의 등 개인의 신념을 주장한 병역거부자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이 특정 종교 신도가 아닌 사람에게 병역거부 정당성을 인정한 건 이번이 최초다. /셔터스톡

비폭력주의와 반전(反戰)주의 신념 등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했던 사람에게 대법원이 무죄를 인정했다. 특정 종교에 관한 신념이 아닌, 개인의 신념을 근거로 해서 병역거부 정당성이 인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던 A씨에 대해, 원심대로 무죄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아닌 병역거부자에게 무죄가 선고된 최초의 판결"이라고 의의를 전했다.


종교적 신념 아닌 개인의 신념으로 '병역 거부' 처벌 면제된 건 최초

이 사건 A씨는 지난 2017년 현역 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입영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에서 "자신은 일찍이 남성성을 강요하는 또래 집단문화에 반감을 느껴왔다"면서 자신을 "성소수자이자 페미니스트"라고 밝혔다.


이어 "대학 입학 이후에는 평화와 사랑을 강조하는 기독교 정신에 따라, 반전주의 신념 등을 키워왔다"며 "다양성을 파괴하고 차별과 위계로 구축되는 군대 체제 등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A씨는 기독교 선교단체에 소속해, 비폭력·반전주의를 강조하며 이스라엘 무력 침공 반대 시위,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운동 등에 참여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A씨의 주장은 1심 법원에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법원은 "A씨의 행위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 처벌 예외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이어진 항소심(2심)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을 맡았던 의정부지법 형사4-1부(재판장 이영환 부장판사)는 "A씨가 형사 처벌을 감수하면서도 입영을 거부했고, 36개월간 교도소 또는 구치소에서 대체복무 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고 짚었다. 또한 "사랑과 평화를 강조하는 기독교 신앙과 소수자를 존중하는 페미니즘의 연장선상에서 비폭력주의와 반전주의를 옹호하게 됐다"고 봤다.


그러면서 "A씨 내면 깊이 신앙과 신념이 자리잡혀 분명한 실체를 이루고 있다"고도 판단하며 무죄를 선고했다. A씨의 병역거부 행위가 병역을 회피하기 위한 전략적·타협적 행위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대법원 역시 이러한 항소심 판단과 함께 했다. 대법원은 "A씨에게 병역법상 '병역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며 "원심(2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무죄를 확정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 관계자는 "이 사건 A씨가 단순히 기독교 신앙 등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게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비폭력·반전주의 신념과 신앙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사례인 만큼, 기존의 종교적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 사안들과는 구별되는 최초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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