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박스녀, 이번엔 마약... 경찰 조사 받던 중에도 마약에 손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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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박스녀, 이번엔 마약... 경찰 조사 받던 중에도 마약에 손댔다

2026. 02. 10 15:01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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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음란죄로 '집유' 확정된 상태서 마약 투약

법원 "두 사건 동시에 재판받았을 경우와 형평성 고려"

일명 ‘압구정 박스녀’로 알려진 20대 여성이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내 몸을 만져보라"며 번화가에서 엽기적인 퍼포먼스를 벌였던 20대 여성 이 모 씨. 일명 '압구정 박스녀'로 불리던 그녀가 이번엔 마약 사범으로 법정에 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조영민 판사는 10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 씨는 지난해 9월, 공연음란 혐의로 이미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 기간에 사고 치면 무조건 감옥 가는 거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녀는 경찰 수사를 받는 도중에도 또 다른 마약에 손을 댔다.


그녀는 어떻게 실형을 피할 수 있었을까.


집행유예 위에 또 집행유예?… '시간차'가 살렸다


원칙적으로 우리 형법(제62조)은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한 죄에 대해서는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형을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씨에게는 '사후적 경합범'이라는 예외 조항이 적용됐다.


이 씨의 마약 투약 혐의는 2024년 6월 재판에 넘겨졌다. 공연음란죄 판결이 확정된 시점(2023년 9월 항소심 선고 이후)보다 범행 시점이 앞서거나 재판 진행이 겹쳐 있었던 것이다.


법적으로 '경합범'이란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수 개의 죄를 의미한다. 만약 이 씨가 공연음란죄와 마약죄를 한꺼번에 재판받았다면, 판사는 두 죄를 합쳐 하나의 형을 선고했을 것이다.


재판부는 "두 사건을 따로 재판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같이 재판받았을 때보다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법리를 적용했다.


즉, 공연음란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저지른 마약 범죄라면, 뒤늦게 재판을 하더라도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하다는 논리다. 이 씨 입장에서는 범행 시점의 시간차가 감옥행을 막은 결정적 방패가 된 셈이다.


경찰 조사 받으면서 또 마약… 형량, 적절했나?


법리적으로 집행유예가 가능하다는 것과, 실제로 집행유예를 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과연 이 형량은 적절했을까.


재판부도 지적했듯, 이 씨의 죄질은 결코 가볍지 않다. 케타민을 5차례나 구입했고 필로폰과 케타민을 번갈아 투약했다. 무엇보다 "경찰 조사를 받던 중에도 다른 종류의 마약류를 취급했다"는 점은 치명적이다.


통상적으로 수사 중 재범은 구속 사유이자 가중 처벌 핵심 요인이 된다. 법조계 일각에서 "실형이 선고됐어도 이상하지 않은 사안"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법원이 선처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재판부는 이 씨가 수사 단계부터 범행을 인정한 점을 높이 샀다. 또한 검찰이 기소한 케타민 투약 혐의 중 일부에 대해서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혐의 전체가 유죄로 인정되지 않은 점이 형량을 낮추는 데 일조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은 양형기준(마약 투약·매수 초범의 경우 통상 징역 10월~2년) 내에 있지만, 피고인의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해 준 '관대한 판결'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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