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음식 먹었는데 "120만원 내라" 알바생 고소한 사장...폐기 음식 취식은 범죄일까?
폐기 음식 먹었는데 "120만원 내라" 알바생 고소한 사장...폐기 음식 취식은 범죄일까?
"사장님 허락받고 먹었고 다른 직원도 마찬가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매장에서 음식을 먹었다는 이유로 120만원대 업무상횡령 및 절도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두게 됐다.
A씨는 사장의 허락이 있었고 다른 직원들도 함께 먹는 관행이 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과연 아르바이트 중 음식을 먹은 행위는 범죄가 될까?
폐기 음식 먹었을 뿐인데…돌아온 건 '120만원대 횡령' 고소
A씨는 최근 근무하던 매장 사장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A씨가 정상 판매 식품을 무단으로 먹거나 가져가 120만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는 게 이유였다.
A씨는 음식을 먹거나 마신 사실 자체를 전부 부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는 사장의 구두 허락 하에 이뤄졌고, 다른 직원들도 함께 먹는 일종의 관행이었다고 주장한다.
A씨는 "시식이나 조리 실수로 인한 부분은 직접 결제했고, 남거나 폐기 예정인 음식을 가져간 적도 있다"며 "훔치거나 횡령할 고의는 전혀 없었다"고 항변했다.
문제는 사장이 CCTV 자료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A씨는 어떤 영상이 증거로 쓰였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깜깜이' 상태라는 점이다.
법률가들 "핵심은 '불법영득의사'…훔칠 의도 없었다면 무혐의 가능"
결론부터 말하면 A씨의 행위가 업무상횡령이나 절도죄에 해당하는지는 '먹었다'는 사실 자체보다 '불법영득의사(불법적으로 타인의 재물을 가지려는 의사)'가 있었는지에 달려있다.
변호사들은 A씨의 주장대로 훔칠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면 무혐의 처분도 가능하다고 봤다.
법률사무소 명중 임승빈 변호사는 "이 사건은 섭취·반출 행위 자체보다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지가 핵심"이라며 "사업주의 사전 허락, 다른 직원들의 관행적 섭취, 폐기예정 음식 처리라는 사정은 고의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아르바이트생이 업무상 보관하던 매장 음식을 허락 없이 가져가면 업무상횡령죄, 보관자 지위가 없다면 절도죄가 될 수 있다. 두 죄 모두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돼야 처벌이 가능하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횡령죄나 절도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재물을 자기 소유처럼 삼으려는 불법영득의사가 명백히 인정되어야 한다"며 "당시의 매장 내 분위기나 구체적인 허락 정황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섣부른 진술은 위험"…경찰 조사 전 챙겨야 할 것
다만 변호사들은 CCTV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섣불리 진술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CCTV의 구체적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세부사항을 단정적으로 진술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신임 박교현 변호사도 "CCTV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추측으로 포괄 인정하거나 '다들 먹었다'는 식으로만 답변하면 불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사에 앞서 우선 고소 내용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규희 변호사는 "경찰서에 고소장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해 사장님이 어떤 날짜와 시간대에 무슨 음식으로 피해액을 산정했는지 정확한 내용을 파악해야 제대로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모아야 한다. 박교현 변호사는 "동료 직원의 진술, 단체대화방, 결제내역, 폐기기록, 근무 당시 지시사항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회사 측이 주장하는 120만원은 실제 판매가 기준으로 부풀려졌거나, 허락된 섭취·결제 완료·폐기품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각 항목별로 구분하면 혐의액 자체가 크게 줄거나 고의가 부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