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신부 척추뼈 1000만원에 팝니다" 중고거래 글, 진짜라면 어떤 '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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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건 신부 척추뼈 1000만원에 팝니다" 중고거래 글, 진짜라면 어떤 '죄'일까

2022. 03. 29 16:06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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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건 신부 척추뼈' 판매한다며 유해함 사진도 함께 올려

한국천주교주교회 "사실관계 파악해 대응"

현재 글은 삭제된 상태지만⋯만약, 실제로 거래가 있었다면?

한국의 첫 가톨릭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판매한다는 글이 온라인 중고 사이트에 올라오며 논란이 일었다. /연합뉴스·한국천주교주교회의·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홈페이지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한국의 첫 가톨릭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판매한다는 글이 온라인 중고 사이트에 올라왔다. 게시자 A씨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척추뼈'라는 문구가 적힌 유해함 사진도 함께 올렸다. 김대건 신부의 유해는 국내 성당·성지 등 약 200곳에 분산 안치돼 있으며, 일부는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처럼 한 종교 성인(聖人)의 유해가 중고 거래 대상이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엽기적이다", "돌아가신 분에게 예의가 아니다"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논란이 계속되자 하루 뒤, 글은 삭제됐다. 이에 대해 한국천주교주교회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대응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일 A씨 주장대로 정말 김대건 신부의 실제 유해를 판매하는 것이었다면 어떻게 될까. A씨가 지게 될 법적 책임을 알아봤다.


형법 등으로 처벌 가능⋯양형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듯

먼저, 인체조직안전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인체조직법)을 검토해봤다. 이 법은 사망한 사람의 조직을 제3자에게 매매하는 등의 행위를 7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고 있다(제5조 제1항 제1호·제33조). 실제 김대건 신부의 척추뼈 등 신체 조직을 돈을 주고 팔았다면,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까.


이에 대해 인체조직 관련 법령을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해당 법률 적용이 어렵다"고 했다. 인체조직법은 장기 이식 등을 목적으로 인체조직을 사고팔 때 적용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외의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해늘의 정기연 변호사도 "인체조직법은 인체조직의 기증과 이식 등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며 "그 취지에 비춰볼 때 조직 기증 등과 관련되지 않은 유해 거래 행위는 이 법으로 처벌하기 힘들다고 본다"고 했다.


대신 정 변호사는 형법상(제159조) '사체 등 오욕죄'를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유해를 거래하는 행위를 사체나 유골 등을 욕되게 했다(오욕⋅汚辱)고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 변호사는 "이 죄는 보통 시신 등에 소변을 보거나 낙서하는 등의 행위에 적용된다"면서도 "성인의 유해를 거래하는 행위는 명예훼손 등 오욕의 범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유죄로 인정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법률 자문
'법률사무소 해늘'의 정기연 변호사, '법무법인 리버티'의 김지진 변호사. /로톡DB
'법률사무소 해늘'의 정기연 변호사, '법무법인 리버티'의 김지진 변호사. /로톡DB


형사 처벌을 받게 될 경우, 성인의 유해를 판매한 점은 양형에 불리하게 판단될 수 있다. 법무법인 리버티의 김지진 변호사는 "역사적인 인물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려 한 점은 양형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런데 성인인 김대건 신부의 명성 등을 이용해 '가짜 유해'를 팔려고 했다면 어떨까. 이에 대해 김지진 변호사는 "고의적으로 김대건 신부의 유해인 것처럼 타인을 속여 돈을 받았다면, 사기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형법상(제347조) 사기죄는 다른 사람을 기망(欺罔⋅남을 속여 넘김)해 재산상 이익을 취했을 때 성립한다. 사기죄의 처벌 수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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