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스키 장비 때문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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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스키 장비 때문에 부상?

2019. 03. 05 10:14 작성
김주미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oomi@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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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는 스키입니다. 본격적인 스키 시즌을 맞아 스키장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요.

하지만 하얀 눈밭에서 속도 조절을 하며 활강하는 스포츠인 만큼 다른 스포츠에 비해 상해 발생 위험이 높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스키장 개장 기간인 12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의 시즌 동안 스키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총 770건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스키를 타다 넘어져 다친 사람이 빌린 스키장비 때문에 부상을 크게 입었다며 장비대여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는데, 결과가 어찌됐을까요?

6년 정도 스키를 취미로 즐긴 박모(46·여)씨. 그녀는  중급 슬로프를 타는 정도의 스키 실력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박씨는 2017년 1월 21일 낮 12시경 J스키장을 찾아 스키장이 운영하는 장비대여점에서 스키 부츠, 플레이트, 바인딩, 폴 등 스키 장비 등을 빌렸습니다. 그리고 이날  오후 스키를 즐겼는데요.


박씨는 오후 4시 35분쯤 중급자 코스인 2번 슬로프를 스키를 타고 내려오면서 왼쪽으로 돌던 중, 스노보드를 구피 스탠스(오른발을 진행방향으로 두고 타는 방식)로 타고 내려오던 사람이 박씨를 뒤늦게 발견하고 멈추지 못하는 바람에 그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때 박씨는 오른쪽으로 몸이 기울어져 넘어지면서 머리와 상체가 슬로프 아래쪽으로 향하고 왼쪽 무릎이 꺾인 상태가 되었습니다. 왼쪽 스키 부츠에서 플레이트가 빠지지 않은 채 결합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키 부츠와 플레이트는 외부 충돌이 있을 때 분리되도록 설계돼 있었으나, 사고 당시 바인딩이 풀리지 않아 부츠와 플레이트가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붙어있었던 것입니다.

이 사고로 박씨는 왼쪽 무릎 관절 십자인대 파열과 골절상 등의 부상을 입어 ‘영구적으로 8.7%의 노동력을 상실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박씨는 스키장을 상대로 치료비 등 1억 16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박씨는 “스키장이 스키 장비 등을 대여하면서 담당 직원으로 하여금 스키 부츠와 플레이트를 연결하는 바인딩을 대여하는 사람의 체격, 체중에 맞추어 조절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스키 부츠와 플레이트가 정상적으로 탈착되는지 여부를 확인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는데도 담당직원이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장비를 대여하는 바람에 사고 당시 왼쪽 바인딩이 풀리지 않아 자신이 상해를 입었다고 박씨는 주장했습니다.


수원지법은 박씨가 J리조트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했습니다(2017가단108545).

법원은 박씨나 박씨와 충돌한 사람 모두 사고 당시를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여 사고 발생 시 충돌 여부와 위치, 원고가 넘어지는 방향과 모습, 원고의 무릎 등 하체의 구체적인 회전 방향과 모습, 그에 따른 스키 플레이트의 방향과 모습 등을 알 수 없어, 충돌 사고가 원고의 상해에 영향을 주었는지 알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전문의들도 박씨가 사고 당시 바인딩이 풀렸다면 상해를 입지 않았을 수 있는지에 관하여 '판단할 수 없음', '확인할 수 없음'의 부정적인 취지로 회신한 점에 주목했는데요. 바인딩은 경골 나선상 골절을 보호할 수 있도록 경골에 대한 기전과 힘을 기준으로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바인딩이 적절하게 조절되어도 무릎관절 인대의 부상을 방지하지는 못한다고 알려진 점 등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인정 사실과 박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스키장의 안전배려의무 위반과 사고로 박씨가 입은 상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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