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로 낳은 아이' 숨기고 결혼했다 '사기결혼'으로 내몰린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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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로 낳은 아이' 숨기고 결혼했다 '사기결혼'으로 내몰린 여성

2025. 09. 24 15:34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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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계부에게 성폭행까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한 이주 여성 A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과거 아동 성폭력 피해로 낳은 아들의 존재를 남편에게 숨겼다는 이유로 '사기결혼' 주장에 직면하며 혼인 취소 소송을 당했다.


그러나 해당 사안에 대해 홍수현 변호사는 단순한 출산 사실 비고지를 넘어, '성폭력 피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숨 막히는 결혼 생활, 남편 계부에게 성폭행까지

베트남 출신인 A씨는 결혼중개업소를 통해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A씨는 중개업소에서 결혼 경험을 묻는 질문에 솔직하게 없다고 답했지만, 아동 성폭행 피해로 낳은 아픈 과거를 먼저 꺼내고 싶지 않아 출산 경험은 말하지 않았다.


남편과 결혼해 한국으로 온 A씨는 남편, 시어머니, 그리고 남편의 계부와 함께 살게 됐다. 하지만 결혼한 지 1년쯤 지났을 때, 남편의 계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A씨는 남편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남편은 아내를 보호하거나 신고하지 않았다. 오히려 A씨는 가해자인 남편 계부와 계속 한집에서 지내야 했고, 이후 한 차례 더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 결국 A씨는 직접 경찰서에 가서 남편의 계부를 신고했다.


“사기결혼이다” 남편의 분노, 혼인 취소 소송 제기

경찰 수사 과정에서 A씨의 남편은 A씨가 베트남에서 아이를 출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남편은 이에 대해 격분하며 A씨를 상대로 사기결혼에 따른 혼인 취소와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민법 제816조 제3호에 따르면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에는 법원에 혼인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


홍수현 변호사는 혼인의 의사를 결정하는 데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해 상대방을 속여 결혼에 이르게 한 경우 혼인 취소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안은 혼인의사의 자유와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 보장 사이에서 신중하게 판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원의 기준: 성폭력 피해로 인한 출산은 예외

일반적으로 출산 사실을 숨기는 것은 혼인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은 이주 여성의 사연과 유사한 사안에 대해 '성폭력 피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대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아동 성폭력 피해로 임신하고 출산했으나 이후 자녀와 관계가 단절된 경우, 이는 개인의 내밀한 영역이자 사생활 비밀의 본질적 부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러한 경우 단순히 출산 경력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A씨의 사례는 법원이 A씨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며, 남편이 제기한 혼인 취소 소송은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체류 자격 유지 가능할까?

만약 A씨가 혼인 취소 또는 이혼을 하게 되면 한국에 계속 체류할 수 있을까?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외국인 배우자가 자신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정상적인 혼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된 경우 체류 자격을 연장할 수 있다.


대법원은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국민인 배우자에게 있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A씨의 사례처럼 남편이 계부의 성폭력을 방관하고 오히려 A씨에게 소송을 제기하는 등 혼인 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이 남편에게 있다고 인정될 경우, A씨는 이혼 판결을 통해 한국에서의 체류 자격을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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