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사고 계기로 본 건설업계 해묵은 문제…돈과 안전 맞바꾸는 일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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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붕괴사고 계기로 본 건설업계 해묵은 문제…돈과 안전 맞바꾸는 일 '수두룩'

2022. 01. 13 16:30 작성2022. 01. 13 16:48 수정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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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 "공기 단축 아니다" 해명에도, 여론 싸늘⋯건설업계 만연한 불법 재조명

관련 판결들 확인해보니⋯법원 "부실공사 초래할 위험" 지적하면서도 처벌은 미미

판결문 속에는 건설업계의 해묵은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법원 역시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비리"라고 지적했지만, 처벌은 미미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가 일어난 지 3일째. 정부 당국을 비롯해 지자체, 수사기관 등이 사후 수습에 한창이다.


지난 12일, 국토교통부는 광주시 등과 함께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같은 날, 경찰도 사고 현장 공사를 담당했던 하청업체 3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런 가운데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은 "공사기한을 무리하게 단축하지 않았고, 콘크리트 양생 문제도 아니다"라며 해명했다가 여론만 악화시켰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위와 같은 해명이 나온 이유는 하나다. 이는 건설업계의 해묵은 문제였고, 계속 반복돼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또 그런 이유가 아니겠느냐"는 것.


실제로 이런 행위를 저질러 재판을 받은 관계자들은 판결문 속에서 너무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법원 역시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비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공사기한 재촉하며 근로자 밀어 넣었다 사망사고 나기도

부산에선 한 주차설비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업무 분장이 제대로 되지 않은 근로자들이 여럿 모여 일을 하다가, 화물용 승강기를 잘못 움직이며 사고를 일으킨 것. 공사기한을 맞추려고 현장에 무리하게 인력을 투입한 게 문제였다.


지난 2020년 7월, 부산지법에선 이 사건 현장 책임자 등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재판부는 "공사기한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동시에 여러 명의 근로자가 현장에 투입되는 걸 방치했다"고 지적했지만 처벌은 벌금 200만~500만원에 그쳤다.


근로자는 사망했지만, 현장 책임자 등이 일정한 안전 교육도 했고 주의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는 이유였다.


하청 업체가 공사에 써야 할 돈, 원청 관계자 주머니로⋯

경북 김천의 한 공사 현장에서는 모든 과정이 불법이었다. 현장소장 A씨는 각종 하도급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공사 편의를 봐줬다. 그런데, 하도급 업체들이 요구한 '편의'는 현장소장이었던 A씨가 오히려 감시하고 제재해야 할 것들이었다. 골조 공사를 빨리 끝낼 수 있게 설계를 변경하거나, 약속한 인력보다 적은 수만 투입하는 식의 불법 행위였기 때문. 이걸 봐주며 A씨는 4000만원 가량을 챙겼다.


같은 현장 안전 담당자였던 B씨는 보호장구 구매 내역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1250만원을 챙겼다. 공사 현장에 낙하물 방지망과 안전난간대를 설치할 때도, 관련 업체가 공사 기간과 근로자 수를 줄일 수 있게 봐주며 약 600만원을 받았다. 또 다른 안전 관리자 C씨는 아예 하도급 업체에 자기 아내가 근무하는 것처럼 위조해, 노무비 명목 등으로 약 6000만원을 받아냈다.


이들은 심지어 건물 지하 주차장 등에 균열이 일어나 보수공사를 하는 와중에도 각종 공사비를 빼돌렸다. 결국, 업무상 배임과 사기 등 혐의로 재판을 받았는데 실형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난해 5월, 대구지법 김천지원은 현장소장 A씨와 안전관리자 C씨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안전 담당자 B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받았다. 대신 이들이 그간 착복한 돈은 모두 추징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공사 현장에서 일어난 고질적·구조적 비리"라면서 "이는 무리한 공사비 감축의 원인이 되고, 부실공사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도 "받은 돈 중 일부는 부하직원들의 경조사비나 회식비 등으로 사용한 듯하다"면서 선처했다.


공사비 부풀려 청구하고 뒤로 챙기기도⋯"부실공사 초래" 지적하면서도 처벌은 미미

지난 2020년 9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을 받은 한 건설사 관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신축 아파트 공사를 진행하며 공사대금을 횡령했는데, 이들은 하도급 업체와 담합해 공사비를 부풀려 청구하고 중간에서 빼돌리는 방식을 썼다. 그렇게 3억원이 넘는 돈을 챙겼지만, 모두 징역형의 집행유예였다.


해당 재판부 역시 "부실공사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꾸짖었지만, 가장 무거운 형이 징역 1년 2월에 집행유예 3년에 그쳤다.


돈과 안전을 맞바꾸는 일은 당연한 관행처럼 통했다. 전국에서 벌어지는 건설업계의 불법 행각을 보면, 사고는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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