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 "원년 멤버인데 기사로 하차 통보"… 손해배상 인정될 수 있다
신동 "원년 멤버인데 기사로 하차 통보"… 손해배상 인정될 수 있다
명백한 신의성실 원칙 위반
방송사의 편성권이 일방적 계약 파기 허용하는 건 아냐

'라디오스타'의 원년 멤버였던 신동이 하차 소식을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토로했다. /MBC 유튜브 캡처
오랜 기간 동고동락했던 프로그램에서 아무런 통보 없이 하차하고, 그 사실을 기사를 통해 알게 된다면 어떤 심정일까.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신동이 '라디오스타'와 '대탈출' 등 원년 멤버로 활약했던 프로그램에서 겪었던 무통보 하차의 설움을 토로하며, 방송가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 관행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신동은 최근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대탈출'도, '라디오스타'도 하차할 때 아무도 나에게 직접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고 울컥했다. 그는 과거 '라디오스타' 하차 사실을 "'신동 자리, 김국진이 대체'"라는 기사를 보고 처음 알았다며 "자꾸 반복되니 잊을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정들었던 동료, 제작진과의 이별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해야 했던 한 연예인의 씁쓸한 고백. 단순히 서운함의 문제를 넘어, 법의 눈으로 보면 어떨까.
방송 출연 계약, '상호 신뢰'가 기본
방송사와 출연자의 계약 관계는 서로 믿고 맡기는 관계(위임 유사 계약)로 본다. 따라서 계약 당사자 양측은 계약이 원만하게 이행되도록 서로 협력해야 할 의무를 진다.
특히 방송사는 프로그램의 제작 의도나 내용을 출연자에게 소상히 설명해야 하며, 출연자가 기만당했다고 느끼지 않도록 배려해야 할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상 의무를 부담한다. 신의성실의 원칙이란, 계약 관계에 있는 모든 당사자는 상대방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도록 성실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민법의 대원칙을 말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프로그램의 원년 멤버에게 아무런 사전 설명이나 통보 없이 하차를 결정하고, 심지어 언론 보도를 통해 그 사실을 알게 하는 것은 명백한 신의성실 원칙 위반으로 볼 소지가 크다.
방송사의 '편성권'은 만능 방패가 아니다
물론 방송사에게는 시청률이나 경영상의 판단에 따라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변경할 수 있는 '편성권'이라는 고유한 권한이 있다. 제작진은 이 편성권을 근거로 출연진 교체를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방송사의 편성권이 출연자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아무런 통보 없이 파기할 수 있는 만능 방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 관계가 파괴되어 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렀을 때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본다. 신동의 사례처럼 출연자에게 아무런 귀책 사유가 없는데도 사전 통보 절차조차 없이 하차시키는 것은 방송사의 권한 남용으로 비칠 수 있다.
법적 대응, 손해배상 청구 가능
그렇다면 신동과 같이 무통보 하차로 피해를 본 출연자는 법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먼저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출연 계약서에 하차 통보에 관한 조항이 없더라도,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 통보는 계약의 일부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위반한 방송사에 대해 출연하지 못하게 되면서 발생한 수입(일실수익)과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하차 과정에서 출연자의 사회적 평판이나 명예가 훼손되었다면 인격권 침해에 따른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신동의 씁쓸한 고백은 단순히 한 연예인의 서운함을 넘어, 방송가에 만연한 일방적 계약 해지 관행에 법적인 경종을 울린다. 상호 존중과 신뢰가 없는 계약은 언제든 심판대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