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개보다 못한 사람들, 여덟 살 진돗개 '황구'는 왜 차에 밟혀 죽어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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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개보다 못한 사람들, 여덟 살 진돗개 '황구'는 왜 차에 밟혀 죽어야 했나

2019. 11. 24 18:57 작성
엄보운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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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중 마주친 진돗개, 공기총 쏴 쓰러뜨리고 차량으로 밟아 죽게 해

범행 저지른 이유 '단지 우연히 보여서'...혐의 모두 인정됐지만 '벌금 150만원'

겨울날 옥상에 방치해 굶어 죽게 만들어도 '벌금 200만원'

갑자기 바람이 강하게 불었던 24일(현지시각) 체코 프라하의 까를교. 한 노숙인이 자신의 개를 외투 속에 품어 바람을 막아주고 있다. /프라하=김혜지 객원기자

지난해 3월 부산 강서구의 한 농삿길. 여덟 살 난 진돗개 '황구'(가명)는 홀로 산책을 하고 있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평소대로 논밭을 순찰하는 파수견처럼 농삿길을 걸었다. 그때 흙먼지를 일으키며 차량 한 대가 다가왔다. 황구는 별로 놀라는 기색 없이 가던 길을 갔다. 지난번에도 도로 한쪽으로 비켜서서 걸어가면 차들은 황구 옆을 안전하게 지나쳤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끼이익!" 급정거한 차량에서 한 남자가 내렸다. 손에는 길고 반짝거리는 금속 재질의 무언가가 들려 있었다. 총이었다. 반응할 새도 없이 총구에서 불길이 두 번 토해졌다. 황구는 영문도 모른 채 농로 위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남자는 차체가 높은 SUV 차량에 올라, 황구 쪽으로 차를 몰았다. 앞바퀴가 한 번, 다시 뒷바퀴가 한 번. 황구가 밟혔다.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 지난해 9월 열린 재판에서 나온 이야기다. 황구를 죽인 박모씨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에 총포화약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박씨의 범행 동기는 '우연히 마주쳐서'였다. 재판부는 "박씨는 차량을 운행하던 중 우연히 그곳을 지나가던 진돗개를 죽였다"고 적었다. 다른 동기는 없었다. 박씨가 갖고 있던 총에 대해서는 "김해시 일원에서 오리류 퇴치용으로 허가받아 소지하고 있던 공기총을 진돗개를 향하여 2회 격발함으로써 총포를 사용했다"고만 밝혔다. "허가받은 용도가 아니고, 정당한 사유가 없이 총을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벌금 150만원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와 총포화약법 위반 혐의가 모두 인정됐지만 선고 형량은 벌금 150만원에 그쳤다. 그게 잔인하게 목숨을 잃은 황구의 목숨값이었다.


진돗개 굶겨 죽인 여인숙 주인 '벌금 200만원'

기르던 개를 주인이 방치해 굶겨 죽은 사건도 있었다. 지난 8월 인천지법은 인천의 한 여인숙 옥상에서 키우던 진돗개 두 마리를 방치하고 떠난 주인 황모씨의 재판을 열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황씨가 운영하던 여인숙은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 수도요금이 체납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폐업 신고를 하고 기르던 개를 데리고 떠났다면 아무 일 없었겠지만, 황씨는 개들을 옥상에 가둬둔 채 본인만 건물을 빠져나왔다. 개들이 탈출할 수 있는 통로를 모두 닫아둔 채였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던 지난해 12월의 일이다.


옥상에 갇힌 진돗개 두 마리는 계속 주인을 기다렸지만 황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 마리가 추위 속에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고, 다른 한 마리가 아사 직전까지 몰렸을 때에야 가까스로 구출됐다. 황씨에게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사정이다. 재판부는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죗값으로 선고된 형량은 벌금 200만원이었다.


벌금 2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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