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갱신' 말 바꿨다고 새 세입자 복비 내라는 집주인…돌려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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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갱신' 말 바꿨다고 새 세입자 복비 내라는 집주인…돌려받을 수 있을까

2026. 09. 14 16:21 작성2026. 09. 14 16:21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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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 쓰기 전 퇴거 합의

전문가 "임차인에게 중개보수 전가할 법적 근거 없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전세 계약 갱신을 구두로 약속했던 세입자 A씨. 하지만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 개인 사정이 생겨 이사를 고민하게 됐다. 집주인 B씨에게 이러한 상황을 알리자, B씨는 "말을 바꿨다"며 당장 나가라고 화를 냈다.


결국 두 사람은 계약 만기 무렵 집을 비우고 새로운 세입자를 들이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B씨는 새 임차인을 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동산 중개보수(복비)를 A씨에게 부담하라고 요구했다. 구두 약속을 어겨 손해가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집주인의 거듭된 강경한 요구에 지친 A씨는 우선 중개보수를 입금했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A씨는 B씨에게 억지로 낸 중개보수를 돌려받을 수 있을까?


"갱신 약속 어겼으니 복비 내라"…계약서 쓰기 전 말 바꿨다가 생긴 일

A씨는 전세 계약 만기를 앞두고 집주인 B씨로부터 보증금을 조정해 재계약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일단 구두로 갱신 의사를 밝혔고, B씨는 추후 계약서를 작성해 전달하기로 했다.


하지만 A씨는 개인 사정으로 계약서 작성을 미루던 중, 결국 퇴거를 고민 중이라는 뜻을 B씨에게 전달했다.


이에 B씨는 "약속을 번복했다"며 당장 퇴거할 것을 요구했고, 양측은 새 임차인을 구한 뒤 임대차 계약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새 임차인은 기존 조건보다 집주인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해 B씨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B씨는 A씨에게 "구두 합의도 계약"이라며 "약속을 어겨 발생한 손해이니 새 임차인의 부동산 중개보수를 전액 부담하라"고 압박했다.


A씨는 집주인의 지속적인 요구에 지쳐 결국 돈을 보냈지만, 정식 계약서조차 쓰지 않은 상태에서 중개보수까지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해 법적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


변호사들 "임차인이 낼 법적 근거 없어…부당이득 반환 청구 가능"

법률 전문가들은 집주인 B씨의 중개보수 요구에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구두로 갱신 의사를 밝혔더라도, 정식 계약서가 작성되기 전 퇴거 의사를 전달해 당사자 간 합의로 계약을 종료했다면 확정된 계약 갱신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는 "임대인이 먼저 퇴거를 요구하고 임차인이 이에 동의했다면 기존의 갱신 합의는 철회 및 해지된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는 당사자 간 합의에 따른 정상적인 계약 종료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적으로 종료된 임대차 계약에서 신규 임차인을 구하기 위한 중개수수료는 임대인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임대인의 압박에 의해 이를 대신 납부했다면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반환 청구가 가능하다"고 짚었다.


법무법인 심 심규덕 변호사 역시 "갱신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만기 전에 퇴거 의사를 전달한 점을 고려하면 갱신계약이 확정적으로 성립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무법인 게이트 김범석 변호사도 "임차인에게 중개보수를 전가할 법적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며 "통상 임대차 만기에 따른 신규 임차인 중개보수는 임대인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소송 전 '내용증명'부터…'정신적 피해' 보상은 힘들어

변호사들은 무작정 소송에 나서기보다 먼저 내용증명을 발송해 중개보수 반환을 공식적으로 요구할 것을 조언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우선 문자 메시지, 통화 녹음 등 관련 증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며 "이후 내용증명으로 반환을 요구하고, 금액과 증거에 따라 지급명령이나 소액소송을 검토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A씨가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은정 변호사는 "재산상 분쟁의 경우 별도의 정신적 손해배상인 위자료는 법원에서 인정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연우 부천분사무소 이숭완 변호사 역시 "정신적 손해배상까지 인정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돌려받을 중개보수 금액과 소송 비용을 비교해 실익을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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