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집 문을 안 열어주는데⋯ "문 따고 들어가세요, 당신의 권리입니다"
남편이 집 문을 안 열어주는데⋯ "문 따고 들어가세요, 당신의 권리입니다"
부부싸움 후 한 달 째 문 열어주지 않고 있는 남편
아내의 고민 "수리공 불러서 강제로 들어가도 될까요?"
변호사들 "주거침입 등 문제 소지 없을 것⋯남편과 공동 주거권 가졌기 때문"

오늘도 집 현관문이 굳게 잠겨 있다. 벌써 한 달째, 아내 A씨는 '자신의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일까? /셔터스톡
오늘도 집 현관문이 굳게 잠겨 있다. 벌써 한 달째, 아내 A씨는 '자신의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부부싸움으로 화가 난 남편은 아무리 열어달라고 해도, 집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함께 쓰던 집 비밀번호 역시 A씨 몰래 바꿔버렸다.
아무리 싸웠다고 하지만, A씨는 남편이 너무하다고 느껴진다. 물건도 제대로 챙겨 나오지 못했고, 기르던 반려동물도 집 안에 있다. 게다가 이 집은 공동명의다. 결국 A씨는 '최후의 방법'을 생각해냈다. 열쇠 수리공을 불러 강제로 현관문을 열어보겠다는 것.
그런데 혹시라도 주거침입 등 법적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된다. 정말 이렇게 해도 되는 건지 변호사들과 검토해봤다.
변호사들은 "남편과 마찬가지로 아내 A씨도 집에 대한 주거권이 있다"며 "열쇠 수리공의 조치 이후 집 안에 들어가더라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장일치였다.
'변호사 조재평 법률사무소'의 조재평 변호사는 "이혼을 하지 않은 이상 A씨는 집에 들어갈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율민의 김광웅 변호사도 "형사적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형법상 주거침입죄(제319조)는 '다른 사람'의 주거(住居⋅집이나 거주지) 등에 허락 없이 침입하는 경우 성립한다. 그런데 아내 A씨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남편과 공동으로 주거권을 가진 '본인'이므로 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김장천 변호사와 안병찬 변호사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변호사들은 "남편의 이러한 행위가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우리 민법이 정하고 있는 이혼 사유 중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법률사무소 황금률의 박성현 변호사는 "문 비밀번호를 바꾸고, 아내를 한 달이나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면 '악의적인 유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고, 김광웅 변호사 역시 "재판상 이혼 사유"라고 했다.
다만 송인욱 변호사는 "이것만으로는 이혼 사유로 부족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악의적인 유기'가 아니라 '단순 별거'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취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