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웅' 소음 지옥 오피스텔, 계약해지 가능할까?
'웅웅' 소음 지옥 오피스텔, 계약해지 가능할까?
입주 첫날부터 10시간 소음 고통
변호사들 “명백한 임대인 책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오피스텔 최상층에 입주하자마자 10시간 넘게 지속되는 옥상 환풍기 소음에 시달린 세입자.
임대인은 개인 사정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
법률 전문가들은 '임대차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중대 하자'라며 계약 해지는 물론 손해배상 청구까지 가능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승소를 위해서는 객관적 증거 확보가 관건이다.
"하루 10시간 '웅웅'"…입주 첫날부터 시작된 악몽
오피스텔 꼭대기층에 단기 임차로 입주한 A씨의 평온한 일상은 이사 첫날 산산조각 났다.
건물 옥상 환풍기에서 시작된 '웅웅'거리는 저주파 소음과 진동 때문이었다.
이 기계음은 아침 7시 30분부터 저녁 7시까지, 하루 10시간 이상 집 전체를 뒤흔들며 정상적인 휴식과 수면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A씨는 입주 첫날 즉시 임대인에게, 이틀 뒤에는 건물 관리주체에 문제를 알렸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임대인이 내놓은 해결책은 관리사무실을 통한 공사 요청이었지만, A씨의 단기 임대 기간 내에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집주인은 "개인 사정", 법원은 누구 편에 설까?
결국 A씨는 이사를 결심했지만, 집주인은 이를 '임차인의 개인적 사유에 의한 중도 퇴거'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A씨는 건물 자체의 문제로 더는 거주할 수 없어 이사하는 것인데, 과연 법원은 이를 세입자의 단순 변심으로 볼까, 아니면 집주인의 책임으로 판단할까.
이 문제는 단순한 이웃 간 소음 분쟁이 아니라, 임대인이 제공한 주거 공간 자체에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중대한 하자'가 있는지 여부와 직결된다. 법의 저울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변호사들 "참을 수 없는 소음, 명백한 '하자'…계약 해지 사유"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임대인은 세입자가 계약 내용대로 목적물을 사용하고 수익할 수 있도록 유지할 의무(민법 제623조)를 지는데, 이번 사례는 이를 명백히 위반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랜드로 신지수 변호사는 "단순한 생활 소음이 아닌 건물 자체 배기팬의 기계적 결함이나 노후로 인한 지속적인 진동·소음은 임대인이 해결해야 할 수선 범위에 해당한다"며 "이는 임대인의 '수선 불이행'에 따른 정당한 해지이지, 임차인의 변심에 의한 중도 퇴거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법무법인 테헤란 황인 변호사 역시 "하루 10시간 이상 지속되는 저주파 소음과 진동은 단순한 생활소음을 넘어 주거 목적 달성을 방해하는 '목적물의 하자'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유나이트 문해성 변호사는 "판례는 임대차 목적물의 하자로 인하여 임차인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임대차 계약의 해지권을 인정하므로, 본 사안에서 진동/소음이 극심하여 계약의 목적(주거의 사실상 평온) 달성이 불가능함을 주장하여 계약 해지를 주장할 수 있고 실제로 받아들여 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승소의 열쇠 '객관적 증거'…내용증명부터 보내야
다만 법적 다툼에서 이기려면 '객관적 증거' 확보가 필수적이다.
변호사들은 소음이 사회통념상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상산 채한규 변호사는 "소액사건심판에서는 소음·진동이 수인한도를 초과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되므로, 소음 측정 결과, 임대인에 대한 통지 내역, 관리사무소 문의 기록 등 객관적인 증거를 최대한 확보해 두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도 "건물 설비에서 발생하는 지속적 저주파 소음과 진동으로 수면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운 정도라면, 법원에서도 단순 생활소음이 아니라 목적물 하자로 인정한 사례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법적 절차의 첫 단계로는 임대인에게 계약 해지 및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는 향후 소송에서 임대인의 책임을 명확히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보증금 반환은 물론, 이사비 등 실제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도 청구할 수 있으나, 모든 비용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법률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전략을 세워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