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퇴사한 직원들을 '업무방해죄'로 신고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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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퇴사한 직원들을 '업무방해죄'로 신고할 수 있을까요?"

2019. 10. 28 18:05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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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 중 5명이 같은 시기에 한 번에 퇴사⋯사직서도 안 내

인수인계 없이 무단결근⋯ 업무방해죄 적용 가능할까?

전 직원이 8명인 회사에서 5명이 인수인계도 없이 무단결근을 하며 집단 퇴사했다. 이럴 경우 업무방해죄로는 처벌할 수 없을까? /게티이미지코리아

“우리 같이 회사 때려치우자!”


전 직원 8명의 작은 회사. 그중 5명이 사표를 쓴다. 이들은 인수인계도 마무리하지 않은 채 무단결근을 하고 있다.


사건은 이 회사 사장이던 A씨가 믿고 지내던 후배에게 회사 경영을 맡기면서 시작됐다. A씨는 나이가 들면서 일선에서 물러나고자 마음먹었다. 그는 후배가 2~3년 동안 회사를 잘 운영한다면 회사 명의도 넘길 참이었다.


하지만 후배가 회사 경영을 맡은 지 불과 6개월 만에 “회사 명의를 넘겨달라"고 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A씨는 무리한 요구라고 판단, “명의를 넘길 수 없다”고 거절했다. 그러자 후배는 직원들의 집단 퇴사를 이끌어냈다. 직원들 계약 기간이 아직 남아 있었지만, ‘새 사장’인 후배 말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퇴사를 단행했다.


그 결과 A씨 회사는 직원들 업무 공백으로 인한 손실을 떠안았다. 그뿐만이 아니라 A씨는 옛 직원들이 회사 정보를 빼돌려 영업에 나설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기까지 하다. 이들을 업무방해죄로 고발할 수 있을까. 그동안 입은 손해는 어떻게 되는 걸까.

'집단 퇴사' 미리 알고 있었다면 업무방해죄 처벌 어려워

사건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집단 퇴사한 직원들에게 업무방해죄를 적용하려면 ‘퇴사 시기’가 어땠는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법원은 형법 제314조(업무방해죄)에 따라 ‘직원들 퇴사로 인해 사용자가 사업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방해를 받은 경우’에 업무방해죄를 적용하고 있다. 만일 그렇다면 사용자(A씨)는 근로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업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방해받은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법률사무소 더율의 김현성 변호사는 “집단 퇴사가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발생해야 한다”며 “이로 인해 사용자가 사업을 운영하는데 막대한 손해를 초래해야 업무방해죄가 성립되고 그로 인한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명재의 최한겨레 변호사도 “회사가 직원들의 퇴사를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여야 업무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동의했다.


A씨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상태에서 직원들이 집단퇴사를 했다면 업무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반대로 A씨가 집단퇴사를 한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면 업무방해죄 성립이 어렵다.

업무방해죄보다는 '동종업계 이직 금지' 관련 법으로 접근해야

A씨 걱정대로 퇴사한 직원들이 회사가 보유한 고객 정보를 이용해 비슷한 사업을 벌인다면 어떻게 될까. 변호사들은 “경업금지(競業禁止)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경업금지란, 근로자가 과거 재직했던 회사의 라이벌 회사에서 일하면 안 된다는 원칙이다. 만약 퇴사 직원들이 과거 몸 담았던 회사가 보유한 고객 정보를 갖고 같은 업계로 이직한 뒤 그 정보를 직간접적으로 사용한다면 이는 상법 제41조 경업금지(영업양도인의 경업금지)에 위반된다.


법무법인 서상의 박준용 변호사는 “경업금지약정이 있었는지가 중요하다”며 “없었을 경우 문제해결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자문했다.


‘권민경 법률사무소’의 권민경 변호사는 “경업금지의무를 위반하여 동종 영업을 한 경우 경업금지가처분신청과 영업중지, 영업폐지 등을 청구할 수 있다”며 “재산상 손해배상뿐만 아니라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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