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튜버, 홍대서 원나잇 거절하자 무차별 폭행당해… 가해자들 처벌 수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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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유튜버, 홍대서 원나잇 거절하자 무차별 폭행당해… 가해자들 처벌 수위는?

2025. 09. 17 12:24 작성2025. 09. 17 14: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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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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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폭행 아닌 특수상해·강제추행 중범죄

대만의 한 인기 유튜버가 서울 홍대에서 남성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영상에서 밝히는 모습. /류리잉 유튜브 캡처

한국이 좋아 한국 문화를 알려온 대만 유튜버 류리잉씨. 그녀가 활기 넘치는 서울 홍대 거리 한복판에서 겪은 일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었다. 낯선 남성들의 성추행과 무차별 폭행, 그리고 이어진 경찰의 황당한 대응은 우리 사회에 심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울지 말고 집에 가라" 피해자 두 번 울린 경찰

류리잉씨는 지난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끔찍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친구들과 홍대 거리를 걷던 중, 남성 두 명이 다가와 원치 않는 어깨동무 등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


불쾌감에 "멈추라"고 항의하자, 돌아온 것은 남성의 손찌검이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폭행과 몸싸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그녀의 기대는 절망으로 바뀌었다.


류리잉씨는 "경찰은 여권 번호만 적어간 뒤 '이런 일은 흔하다. 울지 말고 집에 가서 쉬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폭행 증거가 담겨있을 CCTV 확인 요청조차 묵살당했다고 그녀는 토로했다. 그녀의 팔과 다리는 심한 멍으로 뒤덮였고, 손가락은 골절됐다.


경찰의 직무유기, 법의 심판대 오를 수 있나

경찰의 미흡한 대응에 대해 형법 제122조의 직무유기죄를 물을 수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직무유기죄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의식적으로 자신의 직무를 저버릴 때 성립한다.


경찰관은 범죄 신고를 받으면 수사를 개시할 의무가 있다. 특히 폭행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을 듣고 CCTV 등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는 것은 수사의 가장 기본이다.


문제는 경찰의 행위가 단순한 직무태만인지, 의식적인 직무포기인지를 가려내는 것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단순히 업무를 소홀히 해 부실한 결과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는 직무유기죄가 성립하기 어렵다.


하지만 만약 경찰이 '외국인이라서', '절차가 번거로워서' 등의 이유로 의도적으로 수사를 회피했다면 직무유기죄가 성립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이미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곤란하고 사회적 지지기반이 없는 외국인 여성은 피해 인식과 대응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수사기관의 특별한 배려를 강조한 바 있다. 외국인 피해자에게 필요한 통역과 번역을 지원하고, 절차상 권리를 고지해야 할 의무가 수사기관에 있다는 것이다.


이번 경찰의 대응은 이러한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가해자들, 단순 폭행 아닌 특수상해·강제추행 중범죄

그렇다면 가해 남성들에게는 어떤 처벌이 가능할까. 단순 폭행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우선 류리잉씨가 손가락 골절 등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므로 상해죄(7년 이하 징역)가 적용된다. 특히 가해자가 2명이었기 때문에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이용한 특수상해죄로 가중 처벌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폭행의 시작이 "불필요한 신체 접촉과 어깨동무"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는 강제추행죄(10년 이하 징역)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의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면 추행으로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이뤄진 범행인 만큼, 모욕적인 언사가 있었다면 모욕죄도 추가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대만 외교부까지 나서 한국 당국에 조치를 요구할 만큼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했다. 가해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은 물론, 범죄 피해자라면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나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당연한 상식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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