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연락두절·HUG 입증 요구…소송 전 '이것'부터 챙겨라
집주인 연락두절·HUG 입증 요구…소송 전 '이것'부터 챙겨라
계약해지 통보했더니 "바뀐 번호가 집주인 소유 맞나" 입증 요구
소송만이 유일한 길일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전세보증금반환보증(HUG)에 가입한 임차인 A씨.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에게 계약 종료 의사를 전달했지만, 황당한 답변을 받았다. 집주인이 아닌 보증기관인 HUG로부터였다.
집주인이 계약 중 바꾼 전화번호로 해지 통보를 했는데, HUG가 해당 번호가 실제 집주인의 것임을 증명하라며 보증금 지급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집주인은 연락도 받지 않고 보증금도 돌려주지 않고 있다.
A씨는 이미 임차권등기까지 마쳤지만, HUG의 문턱은 높았다. 집주인의 협조 없이 계약 해지 사실을 공적으로 증명하고 보증금을 돌려받을 방법은 없을까?
바뀐 번호가 발목…'집주인 신분증' 요구하는 HUG
A씨의 임대차 계약 만료일은 2026년 6월 20일이다. A씨는 계약 만료 두 달 전인 지난 4월, 집주인이 알려준 변경된 전화번호로 계약 종료 의사를 통보했다.
그러나 HUG는 해당 번호의 사용자가 실제 집주인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라며 집주인의 신분증 등을 요구했다. 집주인이 연락을 피하는 상황에서 불가능한 요구였다.
A씨는 두 차례나 HUG에 이행청구를 시도했지만, 이 문제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HUG는 경찰이나 법원 등 공적 기관의 자료로 해당 번호가 집주인의 것임이 확인되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찰서에서도 개인정보 조회는 어렵고, 민사소송 과정에서 확인해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들었다.
결국 소송 가야 하나…법원 통한 '통신사 사실조회'가 가장 확실
변호사들은 이런 경우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소송 과정에서 법원을 통해 통신사에 '사실조회'를 신청하면, 계약 해지를 통보했던 시점에 해당 번호의 명의자가 누구였는지 공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을 통해 해당 이동통신사에 사실조회 신청을 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전화번호 명의자가 임대인과 일치하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재판부가 채택한다면 HUG가 요구하는 결정적인 입증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다만 법원이 사실조회 신청을 반드시 채택하는 것은 아니므로 신청 취지와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적으로는 민사소송법과 통신비밀보호법에 근거해 법원이 재판에 필요한 경우 통신사에 가입자 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
소송 전 '이 방법'부터…주소지로 내용증명 보내면 번호 다툼 불필요
하지만 소송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더 빠른 방법은 없을까. 일부 변호사는 소송 전에 시도해 볼 만한 더 간단한 길이 있다고 제시했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는 "임대차계약서와 보증금 미반환 사실을 소명하면 임대인의 주민등록초본을 발급받아 현재 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며 "그 주소로 종료 의사와 반환 요구를 담은 내용증명을 보내면 도달 사실이 우편 기록으로 남아, 번호 명의를 다툴 필요 자체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임차권등기명령 결정문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신 변호사는 "임차권등기명령 결정이 임대인에게 송달되었다면 그 기록에 임대인의 주소와 송달 경위가 공적으로 남아 있다"며 "결정문과 송달증명원을 발급받아 함께 제출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한 놓치면 끝"…증거 수집보다 시급한 '이행청구' 접수
변호사들은 증거를 확보하는 것만큼, 혹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바로 HUG 보증 이행청구 '기한'을 지키는 것이다.
신은정 변호사는 "보증 이행청구에는 청구할 수 있는 기한이 정해져 있어, 자료를 모으는 사이에 그 기한이 지나면 보증 자체를 쓰지 못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서류가 부족하더라도 일단 HUG에 이행청구를 접수해 기한을 맞추고, 이후 법원을 통해 확보한 사실조회 회신이나 내용증명 등을 보완 자료로 제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변호사들은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