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아 미안해' 사건 촉발한 아동학대치사죄, 합헌 결정 내려졌다
'정인아 미안해' 사건 촉발한 아동학대치사죄, 합헌 결정 내려졌다
징역 15년형 구형받은 '김○○ 군 사건' 공범, 헌법소원 심판 청구했으나 기각
법정형의 정당성 인정받았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어린이 학대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샀던 '정인이 사건'을 기억하는 국민이 많다. 이 사건은 아동학대치사죄의 법정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이와 유사한 사건의 공범이 관련 법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나, 헌법재판소가 이를 기각하며 법률의 정당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잔혹한 학대로 소년에게 남긴 상흔, 멈추지 않는 상고와 헌법소원
2020년 3월, 한 소년의 안타까운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이 드러났다. 소년의 친모 백○○ 씨의 연인이었던 구○○ 씨는 소년들을 훈육한다는 명목으로 백 씨에게 잔혹한 학대를 지시했고, 이로 인해 소년 중 한 명이 사망에 이르게 됐다.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구 씨는 1심에서 징역 17년, 2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구 씨가 공범으로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치사)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판단하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자 구 씨는 상고와 함께 아동학대처벌법 조항과 형법 제33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이를 모두 기각하자, 그는 2022년 4월 직접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법정형이 과하다" vs "아동 보호는 중요한 가치" 헌재의 판단은?
구 씨는 심판청구에서 크게 세 가지 쟁점을 내세웠다.
첫째,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의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이라는 표현이 불명확하여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보호자가 아닌 자신도 이 조항의 적용을 받는 것이 부당하다고 보았다.
둘째, 아동학대치사죄의 법정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지나치게 높고, 죄질에 비해 과도하여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셋째, 형법상 상해치사죄나 존속상해치사죄와 비교했을 때, 아동학대치사죄의 법정형이 형벌 체계의 균형을 잃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는 구 씨의 주장을 하나하나 반박하며, 관련 조항들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먼저, 아동학대처벌법상의 '아동학대범죄'는 보호자에 의한 범죄임이 명확하므로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동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의무를 강조했다
헌재는 또한, 아동학대치사죄의 법정형이 과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헌법 제34조 제4항이 '국가는 노인과 청소년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실시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자기 방어 능력이 없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보호자의 범죄는 그 불법성이 매우 중대하다고 평가했다.
법원이 양형에서 충분히 고려할 수 있으므로 과도한 처벌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형벌 체계의 균형성 문제에 대해서도 헌재는 아동학대치사죄가 일반 상해치사죄와는 다른 '아동의 복지'라는 특별한 보호법익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또한, 존속상해치사죄와 법정형이 같다고 해서 불합리한 것은 아니며, 이는 각 범죄의 보호법익과 죄질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헌법재판소는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고, 청구인이 제기한 형법 제33조에 대한 심판 청구는 재판 결과를 다투는 것에 불과하다며 각하했다.
이 결정은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사회의 엄중한 시각을 반영하고, 아동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려는 국가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의미 있는 판결이다.
[참고] 헌법재판소 결정 2022헌바88 판결문 (2025.08.21.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