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호흡곤란 올 때까지 때려놓고 피해자에 '하트' 그리게 한 학교폭력 가해자들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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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호흡곤란 올 때까지 때려놓고 피해자에 '하트' 그리게 한 학교폭력 가해자들의 최후

2020. 06. 07 12:38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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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시비로 시작된 '집단 폭행' 사건⋯가해자들에겐 그저 '놀이'였다

"화해의 의미"라고 주장한 '하트'⋯재판부는 "조롱"이라고 봤다

사과할 기회 3번이나 있었지만, 버티다가 결국 '전과자' 돼

집단 폭행을 하던 중 피해자에게 하트를 그리게 했던 가해자들. 법정에서 "화해의 의미"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에 대한 "조롱"이라고 판단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셔터스톡

경남 고성의 한 바닷가. 고기잡이배 몇 척만이 드나드는 한적한 선착장 주변에 때아닌 '하트'가 그려져 있다. 고등학교 신입생 무리가 떠나간 뒤였다. 단단한 바위 위에 새긴 우정 내지 사랑의 징표였을까.


아니었다. 이 '하트'는 고등학생 1명이 또래 4명에게 당한 집단폭행의 증거였다. 법정에 선 가해자들은 "화해의 의미"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피해자에 대한 조롱으로 보일 뿐"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굴욕이나 항복의 의미였을 것으로 보인다"며 안타까워했다.


피해자가 폭행당하는 동안⋯옆에서 물수제비 뜨며 놀았던 가해자들

시작은 급식실에서 벌어진 사소한 말다툼이었다. 그런데 "학교 밖에서 싸우자"는 말이 나오면서 싸움이 집단폭행으로 번졌다. 총 4명의 가해자가 피해자와 함께 학교 근처 선착장으로 향했다.


"수영해서 저 앞에 있는 섬까지 갔다 오면 살려줄게." 가해자들은 피해자에게 '제안' 했다. 피해자가 거절하자, 집단 폭행했다. 무릎을 꿇게 하고, 잘하지도 못하는 담배를 피우게 했다. '하트'는 이때 그려졌다. 가해자들이 "바위에 하트를 그리면 집에 보내주겠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말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후에도 피해자는 계속 폭행당했고, 결국 호흡곤란 증세까지 보였다. 가해자들의 여유로웠던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피해 학생이 맞는 동안 일부는 옆에서 물수제비를 뜨거나, 예쁜 돌을 주웠다.


'입막음'을 위한 협박도 있었다. 집단폭행 이후 학교로 다시 돌아가는 길이었다. 피해자는 이미 굉장히 위축되어 있었지만, 이들은 금방이라도 때릴 듯한 자세로 "바닷가에서 있었던 일 학교에서 말하지 마라. 말하면 가만 안 둔다"고 말했다.


2년 넘도록 '사과할 기회' 3번 있었지만, 모두 놓쳐버렸다

이 사건 이후 전학까지 가야 했던 피해자. 그래도 바라는 건 '진지한 사과' 하나였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총 세 번의 기회를 모두 걷어차 버렸다. 지난 2017년 사건 발생 이후, 2년 뒤 법정에 서게 될 때까지.


첫 번째 기회는 '2차 가해'로 날아갔다.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렸지만, 가해자들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신 피해자에게 "바닷가 한 번 더 갈래?"라고 말하며 조롱했다. 가해 학부모 측 역시 책임을 줄이는 데 급급했다. 심지어 한 명은 피해자를 무고죄로 고소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사건은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이때라도 사과했다면 가정법원에서 '소년보호처분'으로 그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으면서 두 번째 기회도 없어졌다. 그렇게 열리게 된 형사 재판. 이들에게는 마지막 기회였다. 그러나 재판이 진행될 때조차 이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거짓 진술했다.


재판부 역시 "이들이 거짓 진술을 하는 바람에 피해자가 법정에 2회 출석하여 괴로운 기억을 떠올려야 했다"고 할 정도였다.


'보호처분'으로 그칠 수 있었지만, 평생 전과기록 달고 살게 된 가해 학생들

재판 결과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이었다.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협박과 공동폭행이 인정된 결과 가해자 중 2명이 받은 죗값이었다. '보호처분'이 아닌 '형사처벌'이기 때문에 전과기록을 평생 달고 살아야 한다.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단독 강성훈 판사는 지난해 7월 "피고인들을 선처할 여지는 없다"며 "피해자가 겪었을 굴욕감과 피고인들이 책임을 은폐했던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그렇다"고 했다.


다만 "감정적인 대립이 우발적인 폭력 사건으로 비화했고, 지속성이나 계획성이 없었다는 점에서 다른 학교폭력 사건보다 비난 가능성이 작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학교폭력' 사건 경험이 많은 변호사에게 물었다 "왜 집행유예일까요?"

로톡뉴스는 학교폭력 사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에게 물어봤다. '①선고된 형량의 이유'와 '②다른 가해자 2명이 판결문에 빠진 이유'에 대해서였다.


법률 자문
‘법률사무소 오페스‘의 이학주 변호사, ‘법무법인 테헤란’의 이수학 변호사. /로톡DB
‘법률사무소 오페스‘의 이학주 변호사, ‘법무법인 테헤란’의 이수학 변호사. /로톡DB


법률사무소 오페스의 이학주 변호사는 "'①집행유예가 나온 가장 큰 이유'는 혐의가 '상해'가 아닌 '폭행'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피해 학생이 폭행 당시 입은 상처가 상해로 볼 정도로 중하지 않고, 초범이며 어린 고등학생인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법무법인 테헤란의 이수학 변호사도 "다소 형량이 가벼워 보이긴 하지만, 이례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가해자가 미성년(19세 미만)일 때 한 번의 폭행으로 실형이 나오는 경우는 찾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이학주 변호사는 "재판부가 '계획성 없고, 다른 학교 폭력 사건보다 비난 가능성이 작다'고 한 건 다소 의문"이라며 "피해자가 전학까지 가야 했고, 피고인들이 반성은커녕 사과도 안 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수학 변호사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죄책이 무겁다고 하면서도, 다른 학교폭력 사건보다 비난 가능성이 작다고 표현한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이어 "'②다른 가해자 2명이 판결문에 없는 이유'로 이학주 변호사는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단순 목격자'로 분류된 것 같다"고 했다. "정확한 상황은 알기 어렵다"고 하면서도 "공범으로 함께 고소는 당했지만, 이후 혐의에서 벗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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