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앞에서 차로 위협·욕설·발길질… 법원 "반성한다는 말 더 이상 못 믿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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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앞에서 차로 위협·욕설·발길질… 법원 "반성한다는 말 더 이상 못 믿겠다"

2026. 05. 11 09:11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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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와 합의까지 했지만

"오히려 형이 가볍다" 일갈한 2심

음주 상태로 응급실 앞까지 차를 몰고 가 소란을 피운 40대가 항소심에서도 벌금 1천만 원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술에 취한 채 병원 응급실 앞에서 차로 출입문을 위협하고 간호사에게 욕설과 발길질을 퍼부은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벌금 1천만 원을 피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반성한다는 말은 더 이상 쉽게 믿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2024년 5월 10일 오전 0시 33분, A씨(47)는 혈중알코올농도 0.095% 상태로 대전 중구 한 병원 응급실 앞까지 차를 몰았다. 구급차 전용 출입구로 들어가려다 간호사로부터 환자 전용 출입구를 이용하라는 안내를 받자 그 자리에서 격분했다.


A씨는 차를 앞뒤로 반복해 움직이며 출입문을 들이받을 듯 위협하고, 경적을 울리며 약 10분간 소란을 이어갔다.


간호사에게는 욕설을 퍼붓고 출입문을 발로 여러 차례 걷어찼다. A씨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이전에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으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누범기간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A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불원 의사가 확인된 점을 고려해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2심의 판단은 오히려 더 단호했다.


대전지법 제2-1형사부(박준범 부장판사)는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응급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은 물론 응급실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에게 직간접적인 위해를 가해 죄질이 지극히 불량하다"고 짚었다.


이어 동종·유사 전과를 포함해 20회에 가까운 처벌 전력이 있고 누범기간에 저지른 범행이라며, "잘못을 반성한다는 피고인의 말은 더 이상 쉽게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잘못을 시인하고 의료진이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한 점 등 개인적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원심의 양형은 오히려 너무 가볍다고 할 수 있을지언정 무겁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에는 음주운전을 규율하는 도로교통법 위반과 함께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이 별도로 적용됐다. 응급실 인근에서의 소란 행위가 의료진과 응급환자 모두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돼 가중 처벌 근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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