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수색권' 없어서 피해자 찾지 못했다는 경찰…"집 전체 수색할 수 있었다"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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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수색권' 없어서 피해자 찾지 못했다는 경찰…"집 전체 수색할 수 있었다"는 변호사

2021. 12. 02 16:31 작성2021. 12. 06 13:12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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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학생 집단폭행⋯6시간 동안 피해자에게 가혹 행위 한 선배 중학생 4명

현장에 출동까지 했던 경찰⋯피해자 베란다에 있었지만, '방'만 확인한 뒤 떠나 논란

"강제수색권 없어서 곳곳 찾아보지 못했다"는 해명에 대해 변호사들 "책임 회피 시도"

몽골 국적의 중학생 1명을 대상으로 선배 중학생 4명이 집단폭행을 가한 사건. 사실 이 사건 자체도 논란이지만, 경찰의 대응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이 폭행을 막을 기회를 눈앞에서 놓친 것이 확인되면서다. /MBC NEWS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머리에 속옷을 뒤집어씌우고 사진을 찍었다. 이마엔 국적을 비하하는 글을 새겼다. 바닥에 주저앉을 때까지 얼굴을 때렸고, 강제로 술을 먹였으며, 도망치지 못하도록 다리와 손을 테이프로 묶었다. 폭행 동영상을 다른 학생들에게 5000원을 받고 유포까지 했다.


이런 가혹 행위가 6시간 동안 반복됐다. 가해자는 중학생 4명. 이들은 몽골 국적의 중학생 한 명을 피해자로 삼았다. 피해자의 이모가 '버릇없이 군다'며 자신들을 훈계했다는 게 집단폭행의 이유였다.


사건 자체도 논란이 있지만, 이번에도 경찰의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경찰이 폭행을 막을 기회를 눈앞에서 놓친 것이 확인되면서다.


경찰 "강제수색권 없어서 곳곳 찾아보지 못했다" 해명

폭행이 벌어지기 직전, 경찰은 폭행이 발생한 현장에 출동했다. 피해자의 어머니가 "가출한 딸이 있을 것 같다"며 경찰과 함께 그곳을 찾았던 것. 하지만 가해자들은 피해자를 베란다에 숨겨둔 채 시치미를 뗐고, 경찰은 피해자가 있었던 베란다가 아닌 '방'만 둘러본 뒤에 현장을 떠났다.


경찰은 해당 집단폭행이 발생한 현장에 직접 출동했지만, 피해자를 찾지 못했다. 논란이 일자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 없이 집을 마음대로 수색할 권한이 없다"며 해명했다. /MBC NEWS 캡처
경찰은 해당 집단폭행이 발생한 현장에 직접 출동했지만, 피해자를 찾지 못했다. 논란이 일자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 없이 집을 마음대로 수색할 권한이 없다"며 해명했다. /MBC NEWS 캡처


피해자는 경찰이 찾아왔을 당시 "보복이 두려워 소리치지 못했고, 경찰이 가고 난 뒤 무자비한 폭행이 이어졌다"고 털어놨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집까지 갔으면서) 방만 확인하고, 베란다를 확인하지 않은 건 부실수사 아니냐"는 공분이 크게 일었다.


경찰은 이런 논란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 없이 집을 마음대로 수색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강제수색권이 없어 곳곳을 찾아보지 못했다'는 취지인 것.


변호사 "동의하에 이뤄진 임의 수색, 절차상 문제없어"

그런데 변호사들은 이 같은 경찰 해명에 대해 "책임 회피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한변협 등록 형사법 전문인 추선희 변호사(법무법인 세창)는 "경찰의 해명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압수수색 영장이 없었어도) 당시 경찰이 방을 둘러봤다는 건, 강제수색이 아니라 당사자들 동의하에 임의 수색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절차상 문제가 없었는데도 제대로 된 확인 없이 그냥 나왔다는 점에서 경찰이 형식적으로만 수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한변협 등록 형사 전문인 설현섭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도 "(당시 상황에서) 베란다까지 확인한다고 해서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런데도 왜 피해자가 있었던 베란다를 확인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세창'의 추선희 변호사, '법무법인 온세상'의 설현섭 변호사. /로톡DB⋅로톡뉴스DB
'법무법인 세창'의 추선희 변호사, '법무법인 온세상'의 설현섭 변호사. /로톡DB⋅로톡뉴스DB


직무유기로 법적 책임 묻긴 어렵지만, 징계 가능성 높아

그렇다면, 초동수사를 맡았던 경찰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단순히 직무를 태만히 한 정도로 직무유기죄 등을 묻긴 어렵다"면서도 "징계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추선희 변호사는 "당사자들이 임의로 수색하는 데 동의했고, 피해자의 어머니가 좀 더 살펴봐달라고 요청했음에도 형식적으로만 대처했다는 사정 등이 밝혀진다면 직무태만으로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층간소음 살인미수' 사건으로 인해 경찰이 큰 지탄을 받는 상황에서 또다시 경찰의 대응이 논란이 된 점도 지적했다.


설현섭 변호사도 "경찰이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며 "경찰에서 경위를 파악해 자체적으로 징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었다.


한편 현재 가해 학생 4명 중 2명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폭행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다만 다른 2명은 촉법소년에 해당해 지방법원 소년부로 송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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