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거짓말한다" 의붓딸 성폭행하고 맞고소한 60대 교주, 도리어 형량만 폭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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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거짓말한다" 의붓딸 성폭행하고 맞고소한 60대 교주, 도리어 형량만 폭발한 이유

2026. 03. 06 14:34 작성2026. 03. 06 14: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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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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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행정망 열어 피해자 주소 빼줬다

교주 성범죄 사건의 또 다른 공범

물증이 없는 성범죄라도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면 유죄 판단이 가능하다. 최근 법원은 피해자 기억의 신빙성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보고 있다. /셔터스톡

물증 없는 성범죄라도 피해자가 직접 겪지 않고는 꾸며낼 수 없는 구체적 진술이 있다면 유죄를 이끌어낼 수 있다.


6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CCTV나 녹음 등 객관적 물증이 없는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기억이 어떻게 강력한 법적 무기가 되는지 집중 조명했다.


이날 방송에는 로엘 법무법인의 박세홍 변호사가 출연해 최근 법원 판례 변화와 충격적인 '유사 종교 교주 성폭행 사건'의 법적 쟁점을 파헤쳤다.


180도 뒤집힌 판결…법원은 왜 그녀의 기억을 믿었나


지난 2024년 1월, 한 펜션에서 처음 만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A씨의 사건은 물증 없는 성범죄 재판의 척도를 보여준다.


1심 재판부는 "합의된 성관계"라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광주고법 전주재판부가 맡은 항소심은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며 그를 법정 구속했다.


판결을 180도 뒤집은 결정적 요인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었다.


박세홍 변호사는 "법원이 진술 신빙성을 판단할 때 크게 구체성, 일관성, 고소 동기 세 가지를 본다"며 "직접 겪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세부 묘사가 있는지, 무고나 2차 피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허위로 신고할 이유가 없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진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히려 이 사건에서 이른바 '피해자다움'의 굴레를 깼다. 박 변호사는 "과거에는 피해자라면 즉시 소리를 지르거나 도망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최근 법원은 공포심에 얼어붙어 저항하지 못하는 동결 반응이나 극심한 정신적 충격 등을 폭넓게 이해하고 있다"고 짚었다.


"나는 신이다" 가스라이팅 후 의붓딸 성폭행


방송에서는 진술의 힘이 절대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사건이 소개됐다. 전북 지역의 한 유사 종교단체 교주인 60대 남성이 신도들에게 "나는 신이다"라며 가스라이팅을 한 뒤, 여성 신도와 자신의 의붓딸에게 수차례 성범죄를 저질러 구속기소 된 사건이다.


이 사건에서 대중의 공분을 산 대목은 또 있다. 탈퇴한 신도들을 추적하기 위해 교단 신도였던 50대 여성 공무원이 행정 전산망을 불법으로 열람해 피해자들의 주소와 개인정보를 교주에게 넘긴 것이다.


박 변호사는 이 공무원의 처벌 수위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은 가벼운 죄가 아니며, 직무 권한을 악용해 범죄 피해자를 2차 가해하는 데 일조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실형이나 집행유예가 나올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국가공무원법상 당연 퇴직 사유가 되어 공무원 신분은 박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적반하장 무고 고소, 덫이 되어 돌아오다


교주는 의붓딸이 자신을 고소하자 "딸이 나를 허위로 신고했다"며 무고죄로 맞고소를 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성범죄 가해자들이 수사기관이나 피해자를 압박하기 위해 방어 수단으로 고소를 남발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 맞고소 자체를 중대범죄로 판단해 그를 무고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박 변호사는 "명백한 성폭력 사실이 있는데도 거짓으로 피해자를 고소한 것 자체가 또 하나의 범죄"라며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피해자를 괴롭힌 점이 양형에서도 굉장히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필름 끊겼다"는 만능 키 아냐…포기 없는 법적 대응 필요


그렇다면 술에 취해 이른바 '블랙아웃(필름 끊김)' 상태에서 당한 피해는 어떻게 입증할까.


박 변호사는 이를 준강간으로 규정하며 "CCTV나 주변인 진술, 범행 직후 상태, 메시지 내역 등을 통해 당시 정상적 판단이 불가능했음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다만 박 변호사는 맹점도 지적했다. 그는 "블랙아웃을 주장했는데 CCTV 상 비틀거림 없이 멀쩡하게 걷거나 편의점에서 물건을 계산하는 등 복잡한 행동을 했다면, 법원은 '선택적으로 기억을 못 하는 척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무조건적인 기억 상실 주장은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진행자인 이원화 변호사는 억울한 처분에 처한 피해자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 변호사는 "경찰에서 불송치 결정이 나더라도 이의 신청을 통해 보완 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며 "상급 검찰청에 수사를 요청하는 검찰 항고나 법원에 판단을 구하는 재정신청 제도 등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는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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