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아들 수능 점수 이렇다던데"...동의 없는 성적 공개, 칭찬이라도 범죄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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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아들 수능 점수 이렇다던데"...동의 없는 성적 공개, 칭찬이라도 범죄인 이유

2025. 12. 04 18:10 작성2025. 12. 05 14: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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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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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점수도 '개인정보'

법조계 "동의 없는 성적 공개는 불법... 민·형사상 책임질 수도"

이부진 사장의 아들이 수능에서 ‘1개만 틀렸다’는 글이 SNS에 올라오며 퍼졌다. 전문가들은 “칭찬 목적이라도 동의 없는 공개는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이부진 사장 아들이 이번 수능에서 1개만 틀렸다더라."


최근 SNS와 학부모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소문이다. 발원지는 박선영 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의 페이스북이다.


박 위원장은 "요즘 엄마들 단톡방에서 이부진이 키워드"라며 이 사장의 장남 A군의 구체적인 성적을 언급했다. "해외 유학파가 아닌 국내파"라며 치켜세우는 취지였지만, 파장은 컸다. A군의 이름과 출신 학교까지 고스란히 노출됐기 때문이다.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벌가 자녀의 성적표. 하지만 당사자 동의 없이 이렇게 공개되어도 되는 걸까?


수능 점수도 엄연한 '개인정보'

수능 성적은 명백한 개인정보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는 살아 있는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를 개인정보로 정의한다.


법조계에서는 A군의 사례가 전형적인 개인정보 침해에 해당한다고 본다. 성명, 학교, 나이 등과 결합된 수능 성적은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결정적 정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 관련 성적 정보는 개인의 사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함부로 공개해선 안 된다는 게 법의 취지다.


판례 역시 수능 원점수나 등급 정보가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임을 인정하고 있다. 하물며 A군은 아직 만 18세인 미성년자다. 미성년자의 개인정보는 더욱 엄격하게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칭찬하려고 썼는데?... 의도 좋아도 '불법' 될 수 있다

박 위원장 측은 "국내 교육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었다"는 등 공익적 취지를 내세울 수 있지만, 법의 잣대는 그리 관대하지 않다.


법원은 개인정보 공개가 정당화되려면 공익이 사생활 침해보다 월등히 커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재벌가 자녀도 국내에서 공부했다"는 추상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미성년자인 개인의 구체적인 성적을 만천하에 공개한 격이다.


전문가들은 "교육 정책 개선이라는 목적을 위해서 굳이 특정 개인의 수능 점수까지 공개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A군은 공인인 어머니를 둔 것일 뿐, 본인이 공인은 아니라는 점도 중요하다.


퍼나르기도 위험... 법적 책임 어디까지?

만약 A군 측이 문제를 제기한다면 어떻게 될까. 최초 유포자인 박 위원장뿐만 아니라, 이를 검증 없이 보도한 언론이나 SNS에 퍼나른 사람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


다만, 일반 개인이 떠도는 정보를 SNS에 올린 행위를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으로 형사 처벌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해당 법의 처벌 규정은 주로 정보를 수집·관리하는 기업이나 기관 등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사 처벌을 피한다고 해서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당사자 동의 없이 사적인 정보를 공개해 정신적 고통을 준 만큼, 민법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될 수 있다.


법원은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해 위자료를 인정하는 추세다. 또한 비방 목적이 인정되거나 허위 사실이 섞여 있을 경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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