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상간녀 숙소·카톡 다 잡았는데…유부남인 줄 몰랐다고 하면 처벌 못 하나요?
남편과 상간녀 숙소·카톡 다 잡았는데…유부남인 줄 몰랐다고 하면 처벌 못 하나요?
외도 증거 확보했지만 내용증명 발송 시점 두고 고민
변호사들 "섣불리 보내면 증거 인멸 빌미 줄 수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최근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됐다. 상간녀 B씨의 신상을 확인하고, 두 사람이 주고받은 애정 행각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와 숙박업소 예약 내역까지 확보했다.
현재도 남편과 B씨는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A씨는 B씨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관계를 정리하고, 합의가 되지 않으면 상간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B씨가 남편이 유부남인 줄 알았다는 결정적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B씨가 "유부남인 줄 전혀 몰랐다"고 발뺌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A씨는 B씨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외도 증거는 충분한데…
변호사들은 이 정도 증거만으로도 법적으로 '부정행위' 사실 자체를 인정받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봤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규희 변호사는 "부정행위를 입증할 사진, 카카오톡, 숙박업소 예약 내역 등 민사 재판에서 요구하는 핵심 증거가 모두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승소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상간 소송에서 이기기 위한 또 다른 핵심 요건인 '상대방의 고의' 입증이다. 즉, B씨가 A씨 남편이 기혼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만났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이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섣불리 행동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내용증명, 지금 보내도 될까? 변호사들 "발송 시점 신중해야"
기혼 사실 인지 증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법무법인 목민 박현익 변호사는 "기혼자 인지 증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내용증명을 보내면 상대방이 유부남인 줄 몰랐다고 발뺌하며 남편분과 말을 맞추거나 방어할 빌미를 제공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도 두 사람이 계속 만나고 있다면, 서두르기보다 상대가 유부남임을 아는 정황 증거를 확실히 확보하는 게 안전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법무법인 감명 이성호 변호사도 "내용증명을 먼저 보내면 상대방이 경계하면서 연락수단을 변경하거나 증거를 정리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발송 시점을 전략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몰랐다"는 주장, 법원에서 통할까?
상간녀가 "유부남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법원이 항상 그 주장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직접적인 자백이 없어도 여러 간접 정황을 통해 기혼 사실을 알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평정 김단 변호사는 "반드시 '유부남인 줄 알았다'는 직접적인 문구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화 중 자녀·아내·가족 일정에 관한 언급, 주말이나 명절에 만나지 못하는 정황 등 간접적인 정황도 법원이 인식 여부를 판단하는 데 충분히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위자료 액수와 소송 전략은?
상간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위자료는 통상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수준에서 결정된다. 혼인 기간, 자녀 유무, 부정행위 정도, 혼인 관계 파탄 여부 등이 위자료 액수에 영향을 미친다.
이규희 변호사는 "만약 남편과의 이혼으로 이어지거나, 상간녀가 소송 중에도 만남을 지속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일 경우 위자료는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이상으로 증액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상간 소송은 부정행위 사실과 상간자를 알게 된 날로부터 3년 안에 제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