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사람이 1명이라…" 공연음란 적용 안 했다는 경찰, 변호사는 '이 부분'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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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람이 1명이라…" 공연음란 적용 안 했다는 경찰, 변호사는 '이 부분'을 지적했다

2022. 09. 28 16:53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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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 상태로 여성 고시원에 침입한 남성⋯경찰, 주거침입만 적용

이유는 "불특정 다수가 나체 본 것 아니어서" 라는데

변호사 "정확한 설명 아니다"

지난 23일 밤, 한 20대 남성이 알몸 상태로 서울 신촌의 한 여성 고시원에 침입했다. A씨는 알몸 상태로 자신이 사는 건물 옥상에서 여성 전용 고시원 건물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공공장소에서 알몸을 드러내면, 공연음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은 A씨에게 주거침입 혐의만 적용했을 뿐, 공연음란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나체를 본 사람이 1명뿐이라 공연음란죄가 아니라고?"


지난 23일 밤, 한 20대 남성이 알몸 상태로 서울 신촌의 한 여성 고시원에 침입했다. A씨는 알몸 상태로 자신이 사는 건물 옥상에서 여성 전용 고시원 건물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창문을 통해 5층에 있는 여성의 방으로 들어갔다가, 여성이 놀라 경찰에 신고하자 그대로 도주했다.


이처럼 공공장소에서 알몸을 드러내면, 공연음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은 A씨에게 주거침입 혐의만 적용했을 뿐, 공연음란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A씨의 나체를 본 사람이 1명뿐이었다"는 것이 사건을 맡은 서울 서대문경찰서 측의 입장이었다. 이에 많은 언론사들이 해당 입장을 담아 기사를 냈다.


로톡뉴스는 피해자가 몇 명인지에 따라 공연음란죄 적용 여부가 판단되는 것이 의아했다. 알려지지 않은 정황 등이 있던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고, 만약 경찰이 위와 같은 판단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이 타당한지 검토해보기로 했다.

경찰 "불특정 다수가 본 것은 아니라, 공연음란 혐의 적용 안 해"

우선, 공연음란죄(형법 제245조)는 ①불특정 다수가 보고 들을 수 있는 공공장소 등에서 ②신체의 특정 부위를 노출하는 등 음란한 행위를 했을 때 성립한다. 이때 ③공연음란에 대한 인식(고의)을 갖는지가 처벌의 기준이 된다.


로톡뉴스는 먼저 서울 서대문경찰서 측이 정말 A씨의 나체를 본 피해자가 1명이기에 공연음란죄를 적용하지 않은 것이 맞는지, 알려지지 않은 상황 등이 있는지를 확인했다.


이에 대해 서대문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측은 "공연음란죄는 불특정 다수가 봤을 때 적용되는 혐의인데, 그것이 아니라서 공연음란죄 적용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기존에 알려진 입장이 맞다는 취지였다.


로톡뉴스는 먼저 서울 서대문경찰서 측이 정말 A씨의 나체를 본 피해자가 1명이기에 공연음란죄를 적용하지 않은 것이 맞는지, 알려지지 않은 상황 등이 있는지를 확인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그러면서 서대문경찰서 측은 "A씨의 나체를 본 피해자가 사실 1명이 아니라 2명이었다"고 정정했다. 하지만 "피해자가 2명이더라도 불특정 다수인이 나체를 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연음란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 A씨를 처음 발견한 피해자가 같은 고시원에 살던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그 지인 역시 A씨의 나체를 보게 됐다. 다만, 이는 불특정 다수(①)도 아니고 A씨가 알몸 등을 보일 고의(③)도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공연음란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꼭 불특정 다수가 봐야 적용되는 혐의 아닌데⋯

로톡뉴스는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들에게 이러한 경찰 측 판단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법률 자문
'법률사무소 나란'의 서지원 변호사, '법무법인 로베리'의 박원연 변호사. /로톡DB⋅로톡뉴스DB


이에 대해 법률사무소 나란의 서지원 변호사는 "공연음란죄는 반드시 불특정 다수의 목격자가 있어야 성립하는 범죄가 아니다"라며 "불특정 다수인이 목격할 '가능성'만 있으면 성립한다"고 지적했다. 공연음란죄는 불특정 다수가 '봤을 때' 적용되는 혐의라는 경찰 측 설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다.


법무법인 로베리의 박원연 변호사도 "경찰의 판단은 법적으로 타당해 보이지 않는다"며 "△A씨가 침입한 고시원은 다른 사람들과 충분히 우연히 마주칠 수 있는 공간이고 △도주할 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볼 수 있는 가능성 등에 대해 A씨 본인도 인식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보면 불특정 다수가 볼 가능성이 충분하기에, 실제로 본 사람이 불특정 다수가 아닐지라도 공연음란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취지다.


실제로, 목격자는 1명이었지만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었음을 고려해 공연음란죄를 유죄로 판결한 경우도 있다. 한 남성이 대낮, 호텔 발코니에서 4분 정도 나체로 서 있었던 사건이었다. 야외수영장에서 이를 목격한 이의 신고로 재판이 열리게 됐고, 당시 검찰은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곳에서 나체 상태로 서 있는 것 자체로 혐의가 인정된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9년, 대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최종 유죄를 확정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들은 경찰이 A씨에게 공연음란 혐의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면, 적어도 그 근거는 '피해자의 숫자'가 아니라 이러한 정황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시월'의 류인규 변호사, '에스제이파트너스'의 옥민석 변호사. /로톡뉴스DB⋅로톡DB


법무법인 시월의 류인규 변호사는 피해자를 특정해 침입한 경우를 예를 들었다. 류 변호사는 "만약 A씨가 애초에 피해자를 '특정'해 그 방 창문으로 침입한거라면 (불특정 다수의 눈에 띌 가능성이나 고의가 없으므로) 공연음란 혐의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에스제이파트너스의 옥민석 변호사도 "만약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서 은밀히 건물을 넘어 침입했다면, 그땐 공연음란의 고의가 없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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