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아파트, 원천징수, 잔고증명, 호적 정리까지"⋯재혼남 울린 장모의 기막힌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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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아파트, 원천징수, 잔고증명, 호적 정리까지"⋯재혼남 울린 장모의 기막힌 요구

2026. 06. 10 11:15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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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검증 서류에 명의 이전 요구까지

남성 "기업 인수합병 수준"

법조계 "법적 강제력 없는 사적 요구"

재혼을 앞둔 남성이 예비 장모에게 반포 아파트 명의 이전과 자녀 관계 정리, 재산 검증 서류 제출을 요구받았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셔터스톡

재혼을 앞둔 남성에게 날아든 예비 장모의 요구사항은 가히 기업 인수합병(M&A) 실사를 방불케 했다.


"반포 아파트를 내 딸 명의로 사오고, 전처가 키우는 아이는 호적에서 파라"는 노골적인 조건에 수십 종의 재산 검증 서류까지 요구한 사연이 알려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 이러한 예비 장모의 도 넘은 요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일까.


사채업자 대출 심사 뺨치는 '결혼 조건'


보배드림 커뮤니티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인 3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선을 통해 만난 여성과 결혼을 약속했다. A씨가 전처 사이에서 낳은 아이가 있는 이혼남이라는 사실은 교제 전부터 이미 공유된 상태였다.


그런데 결혼이 구체화되자 여성의 어머니는 돌변했다. "초혼인 내 딸이 아깝다"며 안전장치를 명목으로 황당한 요구안을 제시한 것이다.


요구안에는 서울 반포의 고가 아파트를 딸 명의로 사줄 것과 함께, A씨의 자산과 부채를 증명하는 방대한 양의 서류 목록이 담겨 있었다.


무엇보다 A씨를 좌절하게 만든 것은 "친모가 양육 중인 아이를 호적에서 파버릴 수 있느냐"는 요구였다.


A씨는 "사채업자 대출 심사나 기업 인수합병 실사를 하는 것 같다"며 "여자친구는 '엄마가 해달라는 대로 하고 결혼하자'고 하는데, 서류를 싸 들고 가 굽실거리며 결혼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황당한 요구안, 괘씸하지만 형사 처벌은 불가능


예비 장모의 요구는 도덕적 비난 대상이 될 순 있지만, 법정으로 가져가 처벌을 묻기는 어렵다.


혼인은 당사자 쌍방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초한 합의로 성립한다. 제3자인 예비 장모가 혼인 성립을 좌우할 법적 권한은 없다.


따라서 장모가 서류 제출이나 아파트 명의 이전을 요구하는 행위 자체는 사적 영역에서의 단순한 '요청'에 불과하며, A씨 역시 이에 응할 법적 의무가 전혀 없다.


일각에서는 강요죄 성립 여부를 묻는다. 이 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이 강요죄의 문턱을 넘기는 어렵다. 강요죄가 성립하려면 '해악의 고지(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위협)'가 있어야 한다.


"서류를 가져오지 않으면 딸과 결혼시키지 않겠다"는 조건부 발언은 법적으로 상대방의 생명이나 신체, 재산에 해를 가하겠다는 협박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아이 호적 파라" 요구, 법적으로 이행 불가능


특히 "자녀를 호적에서 파달라"는 예비 장모의 요구는 현행법상 이행 자체가 불가능한 무효 조건이다.


현행 가족법 체계상 부모와 자녀 간의 친생자관계는 법률상 당연히 발생하는 것으로, 당사자들의 합의나 개인의 의사만으로 임의로 소멸시킬 수 없다.


입양이나 친양자 파양 등 극히 예외적인 법적 절차가 아닌 이상, 단순히 재혼을 이유로 친생자 자격을 지우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예비 장모가 내민 '결혼 조건 서류'는 그 내용이 아무리 모멸적이라 할지라도 법적 강제력이나 처벌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수십 장의 서류를 준비해 갈 것인지, 아니면 모멸감을 뒤로하고 인연을 정리할 것인지. 남은 것은 오로지 A씨의 선택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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