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은 안 하고 상간자 소송만? '반쪽 소송'의 모든 것
이혼은 안 하고 상간자 소송만? '반쪽 소송'의 모든 것
이혼 소송 중 마음 바뀐 아내의 고민…법률 전문가 11인이 답한 '소송 분리'의 모든 것

배우자 외도로 이혼·상간자 소송 후 이혼 소송만 취하하는 '반쪽 소송'이 가능하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남편과는 계속 살고, 상간녀에겐 복수"…'반쪽 소송', 가능한가?
배우자의 외도에 분노해 이혼과 상간자 소송을 함께 시작했지만, "그래도 가정은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순간이 있다. 이때 이혼 소송만 '없던 일'로 하고 상간자에게만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수 있을까?
하나의 사건으로 묶인 소송에서 이혼만 쏙 빼내는, 이른바 '반쪽 소송'의 핵심 쟁점 네 가지를 법률 전문가 11인의 자문을 통해 명쾌하게 정리했다.
이혼만 쏙 빼기,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하나의 사건번호로 소송이 진행되더라도, 이혼 소송만 쏙 빼서 취소할 수 있다. 이를 법률 용어로 '소의 일부 취하'라고 부른다. 우리 민사소송법(제266조)은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면 소송의 일부를 취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중요한 조건이 붙는다. 배우자가 이미 소송에 대응해 답변서를 냈다면, 그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권민경 법률사무소의 권민경 변호사는 "배우자가 답변서를 내지 않았거나, 냈더라도 소 취하에 동의한다면 남편 상대 소송은 취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만약 배우자가 끝까지 동의하지 않으면, 원치 않는 이혼 소송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조정 테이블, 따로 또 같이?
소송을 취하하는 대신 조정을 통해 관계를 정리하는 방법도 있다. 그렇다면 이혼에 대한 조정과 상간자에 대한 조정은 따로 이뤄질까, 함께 진행될까?
이 역시 분리가 가능하다. 이혼과 상간자 소송은 법적으로 별개의 청구이기 때문이다. 이루리 법률사무소의 이루리 변호사는 "이혼소송과 상간소송은 각기 다른 법적 청구이기 때문에, 각 사건에 대해 각기 다른 조정 절차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무적으로는 법원이 효율성을 위해 두 사안을 한자리에서 다루려는 경향이 짙다. 법률사무소 강율의 이한솔 변호사는 "실무상 조정기일을 한 번에 열어 일회적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으나, 별개로 처리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현실을 짚었다.
결국 당사자들이 분리 조정을 강력히 원하는지, 재판부가 어떤 방향으로 절차를 이끄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조정조서에 '네 잘못' 새길 수 있나
소송 당사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지점 중 하나는 '조정조서에 상대방의 잘못을 명시할 수 있는가'이다.
조정은 판결과 달리 양측의 합의로 분쟁을 끝내는 절차이기에, 통상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리는 문구를 넣는 것은 쉽지 않다. 법률사무소 하라의 김은영 변호사는 "조정조서에 피고들의 부정행위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지는 않는다"며 "재판부에서 이를 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상대방이 동의한다면 불법행위 사실을 조정조서에 기재할 수 있다.
법무법인 남일의 최미리 변호사는 "피고들의 불법행위 사실관계도 당사자들이 동의한다면 포함시킬 수 있다"면서도 "상대방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표현으로 작성하는 것이 조정 성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즉, '피고의 부정행위로 인해'와 같은 배경 사실을 넣기 위해선 상대방과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묵묵부답 피고,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소송을 제기했는데 피고 중 한 명이 답변서를 내지 않고 시간을 끌면 원고는 애가 탈 수밖에 없다. 피고는 소장 부본을 받은 날로부터 30일 안에 답변서를 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다고 소송이 무한정 늘어지지는 않는다. 법원은 답변서 제출을 독촉하거나, 답변서 없이 변론기일을 지정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
이처럼 답답한 상황에 부딪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35년간 수많은 이혼 사건을 다뤄온 '베테랑' 고순례 변호사는 소극적으로 기다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조정기일지정신청 또는 변론기일 지정신청서를 접수"해 재판부가 하루빨리 다음 재판 날짜를 잡도록 압박하는 적극적인 대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