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머리 뽑아 이식했는데, 사라진 머리카락…환불이 끝? 손해배상 여부 따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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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머리 뽑아 이식했는데, 사라진 머리카락…환불이 끝? 손해배상 여부 따져봤다

2021. 12. 29 12:40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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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이식 '전문' 병원에서 수술 받았는데⋯효과 없어

병원 "소독제 문제 같다"⋯머리카락 한 올 아까운 피해자들, 손배해상 가능할까

한 전문 병원에서 모발이식을 받은 탈모환자들의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고 실패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했다. /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아프지만 참고 견뎌낸 모발 이식. 탈모로 고통받던 세월을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머리 뒤쪽의 머리카락 수천 모를 뽑아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대수술이 시작됐다. 그런데 기다리던 머리카락은 올라오지 않았다.


모발 이식을 했는데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는다는 사연. 이 황당한 사건은 모발 이식을 '전문'으로 하는 한 병원에서 수술받은 환자 약 10명에게 실제로 발생한 일이다. 피해자 일부는 머리카락이 나게 해준다는 혈액 주사도 맞았지만, 30모 가량만 자랐을 뿐이었다.


기대와 다른 결과에 화도 났지만, 병원의 반응이 이들을 더욱 화나게 했다. 병원 측은 처음엔 피해자가 '특이한 경우'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살균을 철저히 하려고 (국외에서 쓰는) 소독약으로 잠깐 바꿨다"며 "그 시기에 수술한 환자들의 (모발) 생존율이 대체로 떨어졌다"며 수술비 환불이나 재수술을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사실 수술 결과를 생각하면 이 같은 보상은 당연한 일. 그럼에도 머리카락 한 올이 아까운 환자들이 겪은 피해를 생각하면 손해배상도 이뤄져야 하는 건 아닐까.


변호사들의 의견 갈렸다 "손해배상 가능" vs. "과실 등 있다고 보기 어려워"

변호사들은 현재 알려진 정황을 토대로 손해배상 가능성을 따져봤다. 먼저,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었다. 변경한 소독제를 사용한 환자들 10명 모두에게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병원 측의 과실을 의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법률 자문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 /로톡뉴스DB·로톡DB
(왼쪽부터)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 /로톡DB


안 변호사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는 병원의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이라며 "소독제를 사용한 환자 중 1명에게만 문제가 생겼다면 몰라도 10명 모두 머리카락이 나지 않은 건 단순히 우연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했다.


병원 측이 '외국에서 사용한다고 밝힌 소독제'에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안 변호사는 말했다. 그는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약품인지 등 확인이 필요하다"며 "당시 진료 기록을 살펴봐야겠지만, 이런 점이 불분명하다면 병원 측의 과실이 있었다고 지적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비춰봐도 병원 측은 '환자가 특이한 경우'라는 등 문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처럼 애매한 답변은 오히려 소송에서 피해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피해자들도 병원 측의 과실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병원에서 상담을 받던 시점부터 사실관계를 정리하거나, 법원에 모발이식 수술과 관련된 자료에 대해 증거보전 신청을 하면 된다. 안 변호사는 "소송을 결심했다면, 피해자들과 단체로 진행해 협상력을 높이는 게 좋다"며 "업무상과실치상죄에도 해당할 수 있으니 형사 고소를 함께 하면 병원에 압박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손해배상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는 손해배상을 위해서는 병원 측의 과실이나 위법성 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사가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필요한 부위에 필요한 개수의 모발을 이식했다면 과실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병원 측이 환자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약속한 부위에, 필요한 모발을 이식했다면, 모발이 전부 이식되지 않았어도 과실로 보긴 어렵다는 취지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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